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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항쟁의 중심, 도청 철거는 안됩니다.

by 뉴질랜드고구마 2009. 5. 18.

5월이 오는듯 가는듯 하더니, 오늘이 5월 18일이었습니다.

마치 다른 도시, 다른나라 이야기 대하듯 뉴스와 신문을 통해

[광주민주화운동 29주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올해 518 뉴스의 중심은 단연 '도청철거문제'입니다.

뉴스 분위기는 '도청철거를 반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광주의 5월 분위기가 흐트러지고 있다' 이정도 네요.

도청철거를 기정사실화 하며, 철거 반대하는 측을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는거죠.

 

[국립아시아문화저당 조감도]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건설을 위한 '문화의 전당' 건립은 미래 광주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문화의 전당'이 들어서면서 5ㆍ18 정신의 핵심인 도청 별관이 헐려야 한다는 데 있다. 문화중심도시 추진단의 계획에 의하면 도청 별관의 지하 부분에 '어린이 지식 박물관'이 들어서게 되어 있다. 추진단의 계획 대로라면 지하 굴착을 위해 도청 별관을 헐어낼 수밖에 없다.

 

[전남도청을 무안으로 이전 후 텅빈 도청의 모습] 

 

[철거 반대 검은 천막이 쳐진 현재의 모습]

 

꼭 파괴를 통한 창조를 해야하는가를 묻고 싶어집니다.

다 아는 것처럼 도청 별관은 5ㆍ18 항쟁 당시 지도부의 지휘소였으며, 도청을 사수하려 했던 시민군들이 항쟁의 마지막 밤을 보냈던 역사적 현장으로, 광주 정신의 상징이자 자긍심이며, 남아있는 5ㆍ18유적의 핵심이죠.

 

우리 다음에 태어날 아이들에게 생생한 현장을 보여주는 것만큼의 교육은 없을 것입니다. 50년 뒤, 100년 뒤 아이들이 518을 궁금해 할 때 어디를 보여줘야 할까요?

 

자신들 스스로에게 불편하면서도

원형 자체를 보존하며 불행한 역사를 똑같이 되풀이 하지 않겠다며 역사적 교훈을 삼는곳이 여러곳 있습니다. 히로시마의 원폭 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 당한 베를린의 빌헬름 교회, 유대인들의 집단학살 장소였던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수용소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에게 불리하고 기억하기도 싫은 역사현장일텐데 왜 보존하고 있을까요?

 

 

지금 도청 별관에서 목숨을 걸었던 5ㆍ18단체 회원들이

'오늘 도청을 부수면 내일 아이들에게 뭐라 할 것인가?'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도청을 보존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도청철거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