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시각적인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때문에 그에게 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그림이 들어가면 훨씬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시각적인 것에
호의적으로 반응하는 스티브 잡스는 천마디 말보다 직접 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가 생각하는 위대한 제품은 아무
말이 필요 없는 제품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마케팅 전략을 다음처럼 설명했다.
"시제품으로 만든 레이저 프린터에서 처음으로 종이가 인쇄되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그것은 캐논이 만든 첨단 프린터와 어도비 포스트스크립트 기술을 통합시킨 것이었죠. 정말 놀라운 기술의 결합체였습니다. 인쇄되어 나온 종이를 보니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죠. 이것은 정말 팔린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 기계에 대해 아무것도 설명할 필요가 없었어요.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인쇄된 종이를 보여준 후에 이것을 원하느냐고 묻는 것이지요. 만약에 이런 인쇄물을 원한다면 이 기기를 사라고 하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마케팅 전략입니다."
달변가인 스티브 잡스라 할지라도 직접 보여주는 것만큼의 파괴력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 어떤 말보다도 직접 보여주는 것이 효과가 크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도 결국은 고객들에게 제품을 직접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소산이다.
매킨토시 발표회 전에 벌어진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스티브 잡스가 얼마나 시연을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다. 매킨토시 소프트웨어 개발은 제품
출시 1주일 전에 겨우 완성됐다. 마감을 앞두고 개발자 대부분이 며칠간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혹독하게 일해야만 했다.
스티브 잡스는 시연을 통해 제품 특징을 인상적으로 잘 설명해낸다. 그의 시연이 다른 사람과 다른 특별한 것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3가지가 달랐기 때문이다. 첫째 스티브 잡스는 처음 제품을 등장시킬 때부터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시킨다. 매킨토시를 발표할 때는 가방에서 매킨토시를 꺼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이팟나노를 발표할 때는 안주머니에서 제품을 꺼내 작은 크기를 강조했다. 맥북에어는 서류봉투에서 꺼내 맥북에어 특유의 얇은 두께를 어필해냈다.
두 번째 이유는 제품에 대해 간결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스티브 잡스는 짧은 문구로 된 격언을 직원들에게 들려주기를 좋아했다. 매킨토시를 개발할 때 스티브 잡스는 "출시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타협하지 마라", "해군이 되느니 해적이 되자"고 말했다. 그는 간결하지만 오래 기억이 남을 수 있는 문구를 제품발표회에서 활용한다.
그가 제품을 설명할 때 대형화면에 비추는 슬라이드에는 인상적인 문구들이 소개된다. 아이팟은 '1,000곡의 노래를 당신의 주머니 속에'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고 맥북에어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으로 소개했다. 아이패드를 발표할 때는 '가장 발전된 기술로 만들어진 매력적이고 혁명적인 기기를 놀라운 가격에'라는 말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스티브 잡스의 시연이 특별한 세 번째 이유는 감탄사다. '미치도록 훌륭하다'라는 뜻의 'Insanely Great'는 스티브 잡스가 매킨토시를 소개할 때 사용한 감탄사인데 이 단어는 이제 스티브 잡스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스티브잡스는 제품을 보여주면서 수시로 'Awesome', 'Great', 'Amazing', 'Unbelievable'을 외친다. 그의 과도한 감탄사를 비웃는 사람이 많지만 이런 수식어들은 일종의 추임새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냥 제품사양을 읽어 내려간다면 따분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친숙하지 않은 단어를 쭉 듣다보면 지치게 된다. 하지만 전문적인 용어 속에 형용사와 부사를 섞어 내려가면 훨씬 리듬감이 있고 순간적인 집중력도 생긴다. 삭막한 기술용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간간히 들리는 감탄사는 청중이 스티브 잡스에게 더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제품이 공개되는 순간 외치는 감탄사는 마치 예능 프로에서 나오는 웃음소리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 배경음향으로 나오는 웃음소리는 시청자의 웃음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웃음소리가 나오면 사람들은 그 부분에 더 집중해 웃음 포인트를 찾으려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Awesome!'을 외치는 순간 청중들은 한번 더 스티브 잡스의 말에 더 귀 기울이게 되고 만약 감탄할 만한 일이라면 자연스럽게 환호를 보내거나 박수를 치며 호응하게 된다.
스크랩 : 전자신문 | 입력 2011.03.04
(기사원문 :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0031&newsid=20110304172216560&p=etime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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