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작데이(Anzac day)

매년 4월 25일은 뉴질랜드의 현충일이라고 할 수 있는 ANZAC DAY이다. ANZAC는 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호주 뉴질랜드 연합군)의 약자로, 1915년 제1차 세계대전 중 터키의 갈리폴리(Gallipoli) 반도에 상륙했던 호주•뉴질랜드 연합군을 기념하는 날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1차 대전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러시아가 주도하던 동맹국들은 독일과 동맹을 맺은 터키와 갈등을 빚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터키의 압력을 견제하고자 영국으로 하여금 터키의 갈리폴리 반도에 상륙하도록 요구한다. 

이에 영국은 468,000 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공격에 나서는데, 이 과정에서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호주와 캐나다, 그리고 뉴질랜드가 참전을 하게 되었다. 당시 캐나다는 30,000명을, 그리고 호주군 20,000명과 뉴질랜드군 10,000명은 사상 최초로 연합군인 Anzac을 편성해 참전 한다. 

4월 25일에 케말 파샤의 터키 군과 격전을 벌이며 호주 뉴질랜드 연합군은 상륙에 성공, 8개월 간에 걸쳐 상륙지역을 방어했으나, 전열을 정비한 터키 군과 바다로부터 가해지는 독일군의 압력에 못 이겨 결국 철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호주 뉴질랜드 연합군은 8,000 명이 전사하고 18,000 명이 부상을 당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며, 종주국이었던 대영제국 역시 33,000 명의 전사자와 7,600 명의 실종자, 그리고 78,000 명의 부상자를 기록했다. 

이후 호주 뉴질랜드 연합군은 프랑스와 중동 등지에서 계속 전투를 치르게 되는데, 당시 총 인구가 100만 정도에 불과했던 뉴질랜드가 1차 대전 동안 110,000 명이 참전해 그 중 18,000 명이 전사하고 55,000 명이 부상을 당해 인구 비례로 볼 때 앵글로 색슨 민족국가 중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당한 것으로 기록되었으며, 호주 역시 당시 인구 500만 명 중 33만 명이 참전해 59,000 명이 전사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현재 안작데이는 2차 대전과 한국, 베트남 전쟁을 포함해 최근의 걸프 전과 보스니아 내전에 이르기까지 뉴질랜드가 참전했던 각 전쟁터에서 봉사했던 이들을 기념하는 날로 바뀌었다. 이날이 되면 정부 주도로 퍼레이드와 기념탑 헌화를 포함한 여러 기념 행사가 개최되며, 시민들은 붉은 양귀비 꽃(poppy) 조화를 가슴에 꽂고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게 된다. 

이 꽃을 꽂는 이유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양귀비는 갈리폴리를 비롯한 유럽의 전쟁터에서 흔하게 자라는 야생화이기도 하며, 또 빨간 색을 보며 피 흘리며 숨져간 전우들을 기념하기도 하는 등 전쟁을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 1922년경부터 전사자와 부상자 및 그 가족들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의 대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뉴질랜드와 호주 연합군이 1차 대전에 참전해 안작이란 이름으로 연합군을 구성했을 때 이를 축하하자고 만들었다고 하는 안작 비스킷이 현재도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데, 일설에는 만들기 쉽고 경제적이며 영양가가 높고 저장이 용이하기 때문에 참전 군인들의 가족들이 외국으로 보내는 구호 물품으로 많이 쓴 데서 유래했다고 하기도 한다. 현재도 안작 비스킷은 모금 용으로 많이 만들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