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고 벼르던 벌통을 한개 샀습니다.
토요일날 픽업 할 예정이었는데, 토요일날 내내 비가내리겠다는 일기예보가 있어서
어제 초저녁에 가져왔습니다.
벌통을 판매한 사람은 의외로 우리집 가까운곳에서 살고 있었고, 그 집 뒷뜰에는 3개의 벌통이 더 있었습니다. 주택지역에서 벌을 키우지 말아는 법은 없으나 위험성 때문에 대부분 산이나 들판에 벌통을 놓습니다.
근데 이 집은 집 뒷마당이 작은 숲과 맞닿아 있어서 크게 주변눈치 안보고 벌을 키울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조금 어둑어둑 할 무렵임에도 불구하고 벌집 입구에는 아직도 많은 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주인 아저씨는 벌치는 옷과 모자 장갑으로 무장을 하고 벌집 옮길 준비를 했습니다.
벌집 옮기는 과정은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고,
작고 길쭉한 판자를 벌집 입구가 가려질 정도로 자른 후, 입구를 틀어막고 테이프로 붙이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옆에서 렌턴을 들고 도와주면서 물어보니 올해 40-50 kg정도의 꿀을 수확했다고 합니다.
내가 벌통이 더 필요하다고 했더니, 근처 자기 어머니 집에도 대여섯통이 더 있다고 하면서 필요하면 이야기 하랍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연락하기로 했습니다.
... ...
어제 집으로 돌아와 뒤뜰에 내려놨던 벌통을
다시 차에 싣고 요놈이 당분간 자리잡고 있을 곳으로 갑니다.
집에서 10분쯤 거리에 있는 벌통을 놓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춘 농장입니다.
생각보다 무거운 2단짜리 벌통을 낑낑거리며 마당 한구석에 내려놓습니다.
어제는 몰랐는데 벌통 안쪽에서 웅웅 거리는 소리가 상당합니다.
입구가 해뜨는 쪽을 향하게 한 후 지붕을 살짝 걷어보니 바퀴벌레 몇마리가 도망갑니다.
그리고 작은 개미들도 이곳을 안전한 집으로 여기고 엄청난 알을 만들어 놓고 지키고 있네요.
풀을 뜯어 바퀴벌래, 개미들을 개운하게 쓸어냈습니다.^^*
이제 입구를 열어 줄 차례입니다.
조심히 테이프를 뜯고 막대기를 빼려는 순간 아뿔싸..
막대기 한쪽이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열려진 쪽으로 벌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흐미...
얼른 막대기를 뽑아내고 웅웅거리는 벌들을 피해 잽싸게 차에 탔습니다.
쫒아온 몇 놈이 유리창에 달라 붙습니다. 완전 튼튼하고 건강해 보입니다.
무서운 놈들 ㅡㅡ;;
순식간에 엄청나게 많은 벌들이 쏟아져 나와 벌통 주변을 맴돌기 시작합니다.
어떤 놈이 자기들을 공격했는지 찾고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궁금해서 차를 후진시켜 가까이 다가가 봤습니다.
한참을 보고 있으니 신기한 장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벌통 안에서 다치거나 죽은 벌들을 여러마리가 각각 끌고 나와서 마당 한쪽으로 옮기기를 반복합니다.
... ...
이제 시작입니다.
벌에 대해서 더 공부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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