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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병원에서 온 편지

by 뉴질랜드고구마 2022. 2. 21.

병원에서 온 편지

병원에서 편지가 한통 왔습니다. 이민초기에 GP로 등록했던 병원입니다. 편지 내용은 지난 3년동안 방문을 하지 않았으니 조만간 한번 와서 몸상태도 체크 하고, 기록을 업데이트 하라는 내용이였습니다. GP는 거주자가 주거지 주변에 자주 방문하는 병원을 한곳을 정해놓고 '주치의'처럼 관계를 이어가는 곳입니다.

 

내가 등록한 GP는 한국인 의사가 진찰을 보는 곳이였고, 10년 전에는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북쪽에서 나름 유명한곳 이였습니다. 진찰을 잘 했다기 보다는 당시만 해도 한국인 의사가 있는 병원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당연히 찾을 수 밖에 없는 곳이였습니다.

 

지난 3년동안 병원을 한번도 안간것은 아닙니다. 독감예방 접종은 아내와 아이들이 등록되어 있는 GP에 가서 맞았고, 휴일에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집앞에 있는 일반병원을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일반 병원을 방문 했을 때는 문진표에 이번 방문에 대해서 GP에게 통보를 할것인가 말것인가 체크하는 칸이 있는데 GP에게 통보가 안되도록 체크를 했던것 같습니다. 

 

GP나 일반 병원을 방문 했을 때 진찰요금은 대략 이렇습니다. GP는 기본 $45이고, 일반 병원은 상태에 따라 요금이 그때그때 달랐던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에 살면서 한국과 많이 다른점은 병원 방문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 같았으면 몸에 조금만 열이 나도 집앞 병원에 가서 진찰 받고, 약을 처방 받았을 텐데.. 여기서는 보통 두통이나 몸살 감기는 파나돌 몇알로 넘어가는게 일상입니다. GP요금도 지역이나 병원, 의사에 따라 다른데 일하는곳에서 우리동네 GP방문은 $45이라고 했더니 오클랜드 남쪽 자기GP는 $18이라고 이쪽으로 옮기라고 조언을 해줍니다. ㅡㅡ

 

병원에 가는 일을 최소화 하니 몸도 덜 아픈것 같고, 몸이 덜 아프니 병원에 갈 일이 더 없어지고... 나름 선순환이 된다고 해야 할까요? 하지만 가는 세월 어쩔수 없고, 반복되는 생활속에서 몸이 이곳저곳 신호를 보내는것은 또 무시할 수 가 없는 때가 되었습니다. 눈도 침침해지고, 귀도 잘 안들리고, 이도 가끔 아프고... 무릅&허리도 가끔 아프고... 

 

생각해보니 내 주치의는 따로 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나름 나한테 맞는 한의원 '인수당'입니다. 원장님은 한국 청주에서 대대로 한의원을 했던 집안에서 의술을 전수받았고 이곳 뉴질랜드에서 중의학 과정을 밟고 한의원을 차린것 같습니다. '재이씨 왔어~~~ 왜 이렇게 오랫만에 왔어~~~~' 구수하게 늘어지는 충청도 사투리로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 

 

침은 주로 허리부위가 많았던것 같습니다. ACC라는 제도가 있는데, 일상생활이나 일하던 도중, 운전 중에 부상을 당하면 근처 GP나 근처 병원, 한의원, 맛사지샵 같은 곳에서 ACC등록을 하고 해당 건에 대한 ACC번호를 받습니다. 그러면 그 번호를 가지고 침을 맞거나 맛사지를 받는 경우 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무한정 되는 것은 아니고 ACC번호를 한번 받으면 6개월 정도 지속되는것 같고, 침 같은 경우 10번 정도 방문 가능했던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에도 이제 한국인 의사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민 2-3 세대들이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치과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진료 잘한다는 명성도 얻고, 환자 입장에서는 정확한 의사소통 속에서 좋은 서비스를 받게 되는것 같아 여간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