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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 분리장벽에 2천500m 낙서 주문[연합뉴스]

by 뉴질랜드고구마 2009. 4. 17.

팔' 분리장벽에 2천500m 낙서 주문

연합뉴스 | 입력 2009.04.17 04:47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서안에 건설하고 있는 분리장벽에 길이 2천500m의 `초대형 낙서'가 등장할 예정이라고 일간 하레츠가 16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작가 파리드 에사크는 최근 유료로 분리장벽에 낙서를 그려주는 인권운동 예술가들의 웹사이트(www.sendamessage.nl)에 2천 단어로 된 장문의 글을 써달라는 주문을 했다.

남아공의 양성평등 위원직을 맡고 있기도 한 에사크가 요구한 낙서의 내용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남아공에서보다 더 잔혹한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을 펴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낙서를 요구한 글에서 "(남아공의) 인종차별 경찰은 (이스라엘 군인들처럼) 결코 어린아이들을 방패로 사용하지 않았고, 민간인들을 겨냥해 함포나 포탄을 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의 대 팔레스타인 정책을 맹비난했다.

에사크는 이런 내용의 낙서를 분리장벽에 써주는 대가로 이들 예술가에게 1만2천500 유로를 지급하겠다고 밝히면서 이 돈은 수많은 사람의 후원으로 모금됐다고 말했다.

그의 글을 분리장벽에 옮기게 되면 전체 길이가 2천500m 이상이 될 것으로 이들 예술가는 예상하고 있다.

분리장벽 건설에 항의하는 뜻에서 낙서 운동을 펴고 있는 네덜란드와 팔레스타인 예술가들은 이날부터 작업에 착수, 8일 내에 에사크가 주문한 `초대형 작품'을 완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들 예술가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 누리꾼으로부터 분리장벽에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30 유로씩에 주문받아 스프레이로 해당 문구를 그려주고 있다.



이들은 그간 850여 개의 메시지를 분리장벽에 그렸으며, 이를 통해 모금한 돈은 2만5천500 유로에 달한다.

이들은 웹사이트에서 "낙서로 분리장벽을 허물어뜨릴 수는 없겠지만, 여러분이 남긴 메시지는 분리장벽에 갇힌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며, "낙서 대행으로 거둬들인 수입금은 서안 지역의 주민들을 위한 사회, 교육, 문화 사업에 쓰인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2002년부터 서안 지역과 예루살렘의 외곽에 높이 8m의 콘크리트 분리장벽을 건설하고 있다. 이 장벽이 완공됐을 때의 전체 길이는 790㎞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사법재판소(ICJ)2004년 7월 분리장벽 건설이 팔레스타인인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해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판결한 바 있으나 이스라엘은 ICJ의 판결에 구속력이 없다는 이유로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freemong@yna.co.kr  

 

 

 

 [카페 : 일어나아버지께 http://cafe.daum.net/Letisgo  사진인용]

 

아래글은 런던대학 박사과정 중 평화교육 현장연구 중인 이승정님(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사, 전 서울YMCA 청소년사업부장)의 글입니다.

  

베들레헴은 1967년 6일 전쟁 후, 이스라엘에 의해  군사점령 당한 팔레스타인 지역 웨스트 뱅크 (서안지구)에 위치해 있는 팔레스타인 도시이다. 인구 3만명의 이 작은 도시가 지금 분리 장벽에 둘러싸여 큰 감옥으로 변해가고 있다.


예루살렘으로부터 남쪽으로 불과 10km 떨어져 있는 베들레헴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검문소를 거쳐야 하는데 이는 마치 국경을 넘는 것과 같다. 이스라엘 안전 요원들이 방탄 유리건너편에 앉아 여권과 허가증을 요구하고 주변에는 총을 멘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킨다. 빨간불과 파란불로 조정되는 회전문을 여러번 거쳐야 하고, 안전대를 지나야 하며,  곳곳에 감시카메라가 작동하고 있다. 베들레헴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예루살렘을 가기 위해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특별허가증을 받아야 하는데 허가증 받는 일이 쉽지 않다. 팔레스타인들은 인생의 1/3을 이렇게 검문소에서 차례를 기다리느라 낭비하고 있다고 한다.


검문소를 나오면 8-9미터 높이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을 만난다. 분리 장벽으로 베들레헴과 예루살렘을 가로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를 테러 방지를 위한 안보 울타리라고 하지만 이는 수세기동안 팔레스타인의 문화와 종교, 경제의 중심을 이루어 왔던 예루살렘과 베들레헴의 유대관계를 끊기 위한 점령 정책의 하나이다. 


국무총리 샤론 (Ariel Sharon)은 2001년 6월 국가안보위원회를 구성하고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에 침투해 들어오는 것을 막기위한 대책을 강구하도록 요구한다. 이어 2002년 4월 국가안보 장관회의에서 테러리즘을 제어하고 방어하기 위해 팔레스타인 지역과 이스라엘 사이에 분리 장벽을 쌓는 안이 결정된다. 이스라엘은 9/11 사건으로 촉발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2002년 8월부터 분리 장벽 쌓기를 본격화 한다. 분리 장벽의 길이는 700km에 이르며 벽의 진로는 약간씩 변경되고 있으나 팔레스타인 지역을 완전히 둘러싸는 것으로 2006년도 말까지 450km가 완성될 예정이다. 


분리 장벽은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이다. 3미터 콘크리트 벽 위에 전기 철조망을 치고, 주변에  4미터 깊이의 홈을 파거나, 베틀레헴 주변 처럼 8-9미터 높이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을 쌓는다.


더구나 분리 장벽은 그린 라인 (1948년 휴전 협정으로 만들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휴전선)으로 부터 팔레스타인 땅 훨씬 안쪽에 세워지고 있어서 팔레스타인 개인 소유 땅이 징발되고 팔레스타인 내 자원과 자연환경이 파괴 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지역에 따라 팔레스타인 지역과 지역이 나뉘고 고립됨으로써 가족이 분리 되고 어느날 갑자기 학교를 갈 수 없게 되는 등의 인권 침해와 사람과 생산품등의 이동이 제한됨으로써 오는 경제적 파괴이다.   


그린 라인과 분리 벽 사이는 군사지역으로 되어있어 통제를 규제하는데 벽 건너편에 과수원이나 농지를 갖고 있는 팔레스타인들은 분리 벽으로 해서 자신의 땅에 접근 할 수가 없게 되었다. 현재 건설이 완료된 팔레스타인 북쪽 지역 129km 이르는 분리 장벽에는 43개의 검문소가 있다.  (팔레스타인 안의 전체 검문소 수는 700에 이름) 13개는 농업용으로 주로 올리브 밭 등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수 때에만 일정시간 문을 열어 출입을 허가하는데 소작인들에게는 허가증을 발급해 주지 않는다. 따라서 지난 가을 올리브 수확 기간에 수확율은 평년의 70%를 밑돌았다. 또 다른 12개의 문 역시 농업용으로 분리 벽 건너편에 비닐하우스와 야채 밭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루에 2-3번 일정 시간에만 개방하는데 이 역시 허가증을 발급 받은 사람만이 출입이 허가된다. 11개 출구는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검문소로 이스라엘 시민권자와 이스라엘 비자를 소유한 외국인들에게만 개방된다. 팔레스타인들은 이스라엘 출입허가증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이 검문소로는 지나갈 수 없다. 팔레스타인들은 나머지 7개 검문소만을 이용해야 하는데 개방시간이 일정치 않을 뿐 아니라 안보를 이유로 사전 공고 없이 검문소가 폐쇄되는 일이 잦아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은 예사이고 검문소가 폐쇄 되면 다른 검문소로 이동해야 하는 등 시간의 낭비와 추가 여행 비용의 부담도 부담이지만 검문소를 통과 할때 마다 당해야 하는 모멸감이 더 큰 문제이다.


2004년 7월 이스라엘 분리 벽 건설은 국제법에 저촉된다는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이스라엘은 아랑곳하지 않고 안보와 반 테러리즘의 명분을 내세워 분리 벽 건설을 계속 진행시키고 있다. 그러나 분리 벽이 건설되고 있는 경로를 보면 안보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스라엘의 오랜 팔레스타인 식민 정책을 확인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가능한 한 팔레스타인 지역의 많은 땅을 확보하고 팔레스타인의 수는 최대한 줄이는 정책을 펴 왔다. 이 중의 하나가 팔레스타인 지역 안에 이스라엘 유대인 정착촌을 세우는 일인데 현재 팔레스타인 웨스트 뱅크 안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 주민의 수는 50만명에 이른다. (점령지역 팔레스타인 전체 인구는 4백만명) 팔레스타인 땅의 25%를 유대인 정착촌 (이 또한 국제법 위반이다)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만을 위한 별도의 고속도로 (Israel-only high way)가 놓여지고 있다. 분단 벽의 진로도 이들을 포함시키는 것이 주 목적인데 이는! 팔레스타인 많은 땅을 장차 이스라엘 영토로 흡수하기 위한 장치이다. 그린라인은 315km인데 분단 벽의 건설 계획은 그 두배가 넘는 700km에 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