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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 무덤 ‘입구’에 닿다 [경향신문]

by 뉴질랜드고구마 2009. 4. 21.

클레오파트라 무덤 ‘입구’에 닿다

이집트 서쪽 마그나 신전 인근
추정 묘 발견…고고학계 ‘들썩’

경향신문 | 김향미기자 | 입력 2009.04.20 18:21 


이집트 타포시리스 마그나 신전 주변에서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묻혔을 것으로 보이는 무덤이 발견돼 세계 고고학계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고유물 최고위원회는 19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서쪽으로 19㎞ 떨어진 타포시리스 마그나 신전 주변에서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는 무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타포시리스 마그나 신전은 기원전 300년쯤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집트의 이시스 여신을 숭배하기 위한 신전이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고고학자들로 구성된 발굴팀은 3년 동안 이 지역에서 발굴작업을 해왔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클레오파트라의 이름이 새겨진 22개의 동전과 안토니우스의 턱을 닮은 부서진 석고 가면 등을 신전 근처에서 발굴했다고 공개했다. 발굴팀의 캐슬린 마르티네스는 "클레오파트라에 대해 14년 동안 연구했으며, 그녀가 코브라에게 물린 후 신전에 묻혔을 것으로 생각해 신전을 찾아나섰다"고 말했다.

 

자히 하와스 고유물 최고위원회 위원장은 "무덤은 신전 주위를 원형으로 둘러싼 형태로 동시대의 미라 10구가 매장돼 있고 2구에는 금장식이 돼 있었다"면서 "이러한 무덤에 묻힐 수 있는 사람은 귀족이거나 높은 지위에 있던 사람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무덤이 클레오파트라의 묘로 확인되면)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통신 등은 이 발견에 대해 "초보자들의 행운"이라고 전했다. 당초 마르티네스 등이 클레오파트라 묘 위치에 대한 가설을 제기했을 때 주류 고고학계에서는 신빙성이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발굴팀은 레이더 탐색을 통해 지하 약 12m 지점에서 시신이 매장됐을 것으로 보이는 공간을 찾아냈으며, 21일부터 이 공간에 대한 발굴 작업에 착수한다. 하지만 고고학계 일부에서는 발굴팀의 자신감이 지나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발굴지점이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여름 별장과 인접해 있어 6월부터는 작업을 할 수 없다는 점도 난관이다.

고대 이집트 통치자인 클레오파트라와 로마 장군인 안토니우스는 기원전 31년 악티움 해전에서 로마의 옥타비아누스에게 패한 뒤 각각 자살했다. 역사가 플루타르코스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와 안토니우스는 함께 매장됐다.

< 김향미기자 sokhm@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