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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 국경 갈등 '선' 넘나 [한국일보]

by 뉴질랜드고구마 2009. 4. 6.

중국-인도 국경 갈등 '선' 넘나

한국일보 | 입력 2009.04.06 03:19 

 

인도 대통령 분쟁지역 이례적 방문에 중국 불편한 심기

 

"1962년 중국과의 전쟁에서 '왈롱의 영웅'들이 보인 기상과 용맹성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인도 대통령이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지역인 히말라야 산맥 동쪽 지역을 이례적으로 방문, 국경 수비대를 격려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양국의 해묵은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5일 홍콩 동방망과 인도의 아삼트리뷴 등에 따르면 파라티바 파틸 인도 대통령은 3일 중국과 인도의 접경지역인 아루나찰 프라데시주의 국경초소를 전격 방문, 군 관계자들에게 "인도 정부는 이곳 군대가 가장 현대화한 무기로 무장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중국의) 어떠한 위협도 물리칠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경각심을 촉구했다.



파틸 대통령은 "나는 이곳에 대통령이 아닌 여러분의 어머니 또는 누나로서 찾아왔다"며 "1962년 중국과의 왈롱전쟁 당시 인도 군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용기와 희생정신을 잃지 않았으며 그 정신은 계속 전승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틸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 만모한 싱 인도 총리의 중국 방문 이후 잠잠했던 양국의 갈등이, 최근 인도의 완구 수출을 둘러싸고 벌어진 양국의 무역 분쟁 이후 다시 고조되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지난해 중국 군이 양국의 국경 분쟁지역 통제선을 100차례 이상 넘었다고 주장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왔다. 인도의 한 군사 소식통은 "최근 싱 총리와 인도 국방장관에 이어 대통령까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를 방문한 것은 이 지역에 대한 인도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려는 외교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 산맥 국경선을 놓고 62년 20여 일간 전쟁을 한 이후 인도는 중국이 자국 영토인 카슈미르지역 3만8,000㎢를 점령했다고 주장한 반면 중국은 인도의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9만㎢를 자국 영토라고 맞서며 갈등을 빚어왔다.

중국은 파틸 대통령의 국경초소 방문과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중국은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지역에 대해 시종일관 명확한 입장을 보여왔다"며 "양국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을 위해 공동노력하며 양국 지도자들 역시 일치된 인식을 견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