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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2010년 2월 4일, 두번째 운전면허 실기시험

by 뉴질랜드고구마 2010. 2. 10.

칠전팔기는 아니고..

두번만에 실기시험 합격했습니다.


4일날 오전까지만 일을 하고 점심도 안먹고 시험 대기장소에 도착했습니다.

13:45분 시험장.

45분에 시험을 보는 4명 중에서 3사람이 '한국사람'이였습니다.


감독관들끼리 뭐라고 수근거리는것이... 어쨋든...

지난번에 나를 불합격 시켰던 감독관도 보였습니다.


이번에 나를 테스트하는 사람은 체구가 완전 크고 머리가 흰... 백발의 아저씨 였습니다.

차 옆자리에 앉으니, 위압감이 느껴지더군요.


차에 타자마자 묻는 말에 완전 경악을 했습니다.

'니 슈퍼바이저는 어디 있느냐?' ㅡㅡ;;  ㅜㅜ  ㅠㅠ


뉴질랜드 법규상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지고 운전할 때는 상관이 없으나,

필기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운전을 할 때는 풀라이센스를 가지고 있는 '슈퍼바이져'가 반드시 동승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는게 이론시험 공부할 때 봤던 것이 퍼특 떠올랐습니다.


'아뿔싸 ~!!'


감독관이 가지고 탄 [테스트 체크 용지] 아랫부분에

'NO SUPERVISOR' 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죽죽 써내려 갔습니다.


'흐미 오늘도 떨어졌구나' 순간 하늘이 노랗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시작이 그렇게 되고 보니 운전 코스도 그렇고 감독관이 요구하는 내용들도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어차피 돌고 돌아서 다시 불합격 할것이 뻔히 보였습니다. ㅡㅡ;;


감독관이 요구하는 코스도 희안했습니다.

보통은 출발지에서 sartors ave를 지나서 stapleford rd로 해서 브라운스베이 중심지로 진행을 하는데

갑자기 좌회전 하라고 하더니 sandiacre way까지 가서 place에서 한바퀴 돌고, 나오다가 다시 우회전 해서 들어가서 place에서 한바퀴 돌고 나왔습니다.

(그날 place에서 회전해서 나오는 테스트 4번 받았습니다.)



실기시험 봐본 사람들은 모두 느끼겠지만,

숨이 턱턱 막히고,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흐르는것 같았습니다.


'정신만 똑바로 차리자'는 생각을 수십번 반복하면서 계속 운전했습니다.


지난번 시험에서 불합격 요인이였던 'STOP'사인도 제대로 지켰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도 두번이나 그 코스로 진행을 했습니다. 지난번 감독관이랑 똑같이 요구를 하더군요.

'STOP'사인이 있는곳으로 가면서 말로는 '헤저드 테스트'라고 하면서...

내가 제대로 멈추나 안멈추나 그걸 보더군요. ㅎㅎㅎ

한번 안속으니까 두번 반복해서 테스트 하더군요. 함정에 빠트릴려고 하면서.. ㅡㅡ;;


그것까지 통과하고 나자,

엉뚱한 곳으로 운전을 하게 했습니다. 

전혀 예상못한 곳.


나중에(지난 주말에 아내와 함께) 거기에 다시 가면서 보니까,

내가 운전해 갔던외곽지역도 운전실시기험 코스로 정해져 있는듯 했습니다.

몇대의 운전연수 차량들이 그 길을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Glenvar'을 지나서 상당히 멀리 외곽으로 나가는 기분이였습니다.

한번이라도 운전해봤던 길이라면 더 쉬웠을 텐데..

[시속80km]

어쨋든 좁고 구불구불한 2차선 도로에서 시속 80킬로를 유지한다는것이 상당히 위협적이였습니다.

코너를 돌때는 55킬로로 줄이는곳도 있었고, 75킬로로 줄이는곳도 있었습니다.

속도계를 힐끔힐끔 보면서 아뭇튼 열심히 달렸습니다. ^^;;


30분 넘게 테스트를 받고, 출발장소로 돌아오고 주차를 했습니다.


'헉'


차를 세우자 마자,

지난번 시험이 끝났을 때 처럼

감독관은 테스트용지 뒷면에 그림을 그려가면서 내가 잘못했던 부분들에 대해서 말을 시작했습니다.

-슈퍼바이저가 탑승하지 않은것

-stop 사인에서 차가 주춤주춤 했던것( 내 앞에 가던 차가 stop사인을 보고 멈췄길레 나도 따라 멈췄다가 그 차가 진행을 해서 나갔고, 내가 2미터 정도 진행해서 stop 선에 멈춰서 좌우를 살폈는데.. 그것도 잘못인듯..)

-운전하면서 백밀러를 자주 안봤다는것.

-place에서 회전하면서 돌아 나올때 우측 사이드 미러를 여러번 살피지 않았다는것..


뭐라고 뭐라고 말을 막 하는데, 눈만 뻐끔뻐끔 했습니다.

시험에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마당에 뭔 말이 귀에 들리겠습니까..


그러나...

뭔가 다 설명한 감독관이 갑자기 손을 내밀면서 악수를 청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합격을 축하한다'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ㅎㅎㅎ


... ...


사람 마음이 간사한것이..

처음 실기시험에서 불합격 되었을 때는

감독관들이 유난히 까칠하게 보이고, 편파적으로 시험감독을 하는건 아닌가 생각도 들고

아주 온갖 생각이 다 들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 말을 들어봐도

'악명높은 브라운스베이'라는 말을 한결같이 했습니다.


근데 두번째 실기시험을 보면서,

감독관을 옆에 태우고 초조하게 운전을 하면서 '펏뜩'들었던 결론은


'실기시험이라는 것이 뉴질랜드 교통법규와 운전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는가'를

테스트 하는것이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조금 덫붙이자면...

지난번, 첫번째 실기시험에서 불합격 하고 올렸던 자세한 코스안내와 코스별 주의사항에 대한 글은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보시는 분들께 크게 도움이 안된다는 결론도 함께 얻었습니다.


운전실기시험에 합격하는 최선의 방법은

운전을 많이 해보고, 교통체계와 신호체계를 아주 잘 이해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것 같습니다.

... ...


다음주에 운전실기 시험을 보는 아내에게도 이렇게 주문했습니다.

'날마다 차 가지고 나가서 운전 해볼것..'


아래 지도는 두번째 실기시험에서 운행했던 코스를 표시했습니다.

참고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