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원정대 "종교적 의미 있다" 주장
남태평양 이스터섬(Easter Island)의 `모아이(Moai)'는 단순한 거대 석상(石像)이 아니라 종교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영국의 고고학자들이 주장했다.
칠레 본토에서 3천500㎢ 떨어진 이스터섬에는 서기 1천200-1천500년 만들어진 사람 얼굴 형상의 모아이가 1천개 정도 흩어져 있는데, 가장 높은 것은 10m, 가장 무거운 것은 86t에 달한다. 대부분이 언덕 위의 평지에 바다를 향해 놓여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 대학과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UCL)의 고고학 원정팀은 이스턴섬 길가에 쓰러져 있는 작은 석상들을 첨단장비로 조사한 결과 이 소석상들은 각각 석단(石壇) 한개씩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석상 제작에 동원된 솜씨없는 사람들이 망친 것을 내버린 게 아니라 종교적인 역할을 담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원정팀 연구자들은 말했다.
고대 폴리네시아인들은 단순히 깨진 석상을 방치했고 종교적인 목적은 없었다는 게 지금까지의 일반론이었다. 지금까지 모아이 연구는 주로 운반방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따라서 종교적 의미가 있다는 이런 주장은 지난 50년간의 학계 통설을 뒤집을 수 있는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평가했다.
모아이 연구자들은 그간 사화산 `라노 라카쿠' 안에 있는 채석장이 석상을 만드는 단순한 작업장에 불과하고 채석장에서 해안으로 펼쳐진 길들은 별 의미가 없다고 추론해왔지만 새 연구결과는 화산 자체가 신성한 장소였음을 암시하고 있다.
UCL의 수 해밀턴 박사는 "노르웨이 탐험가 토르 헤위달이 `깨진 석상 방치론'을 주장한 이래 해안으로 난 길들이 운반로로 사용됐다고 여겨왔지만 우리 연구결과는 그 길들이 종교적 기능을 했으며 채석장은 이스턴섬 주민들이 가장 신성시했기 때문에 갔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해밀턴 박사는 "고대 원주민들은 원뿔 모양의 화산 분출구를 지하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로 생각했기 때문에 화산은 신성한 장소였던 것 같다"며 "화산은 석상이 태어난 곳이자 성당 같은 존재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곳으로 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원정팀은 길들이 라노 라카쿠 화산에 가까워질수록 석상들이 많아진다면서 이는 화산을 정점으로 일종의 행렬을 구성한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coo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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