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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추억이 힘이 되는것은...

by 뉴질랜드고구마 2012. 5. 2.

콧물 줄줄 흘리면서도 

기어이 레고 조립을 마치고 잠자러 가겠다는 다현이를 옆에 앉혀 놓고 

자동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내는 책장에 기대 앉아 우리 부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습니다.

... ...


몇일 동안..

밤마다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는 다현이를 돌보느라고 축 쳐져있는

아내 시선을 애써 피하며 다현이 자동차 조립하는데만 신경을 쓰는 척 합니다. ^^;;;

... ...


아내가 흘리듯 이야기를 합니다.


'한국에 있었으면 지금쯤 뭐하고 있을까?'


'결혼했던 집보다 더 큰집으로 이사도 했을 것이고...'


'봄이라고 나들이도 다녀왔을 것이고...' 


'... ...'


레고 조립을 잠깐 멈추고 아내를 봅니다.

피식 웃네요. ㅡㅡ;;

... ...


책장 한구석에 꼽혀 있는 '여행앨범'을 꺼내들었습니다.

다현이를 무릅에 앉히고 첫페이지부터 넘기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엄마 뱃속에 다현이도 들어 있었어요?'라고 대뜸 다현이가 묻네요.


'응 이 사진은 아빠랑 엄마랑 결혼하고 여행가서 찍은 사진이고, 다현이는 아직 뱃속에 없었어'


다현이가 급 실망을 합니다.

그래도 한장한장 넘기며 설명을 계속 합니다.

지금은 다현이 한테 보여주는게 아니라, 지쳐있는 아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


먼 발치에서 듣고 있던 아내도 한마디씩 이야기를 넣습니다.

다시 '바로 그곳'으로 돌아간 느낌에 살짝 기분이 좋아집니다. 

... ...


'여보.. 개똥이 엄마, 

결혼 5주년이 되면 다시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자.


... ...


요즘처럼 힘들다고 느껴질 때...

좋았던 시간을 떠올려 보는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



여행하면서...

자주 들었던 노래도 다시 듣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