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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파우아누이 나들이 : PAUANUI

by 뉴질랜드고구마 2013. 3. 29.

GOOD FRIDAY.

연휴 첫날입니다.

오랫만에 좀 멀리 길을 나서기로 합니다.

계획은 집 가까운 곳으로 산책겸 해서 다녀오기로 했는데..

갑자기 '전복'이 먹고 싶다는 금동이 어머니 요청으로 파우아누이로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합니다.


4일 연휴 첫날 오전이 딱 맞나 봅니다.

남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정체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시티를 좀 지사서 부터 서서히 많아지던 차량행렬이 출구477번 앞까지 머춤과 이동을 반복합니다.

477번을 통해서 템즈방향으로 빠져 나가고 나서도 30분 가량을 

가다 서다를 반복했습니다.


급하게 세운 하루 계획은 

14:30분 경이 로우타이드여서 목적지 바닷가 12시쯤 도착해서 짐 풀고 놀다가

전복을 잡아서 라면과 함께 탕을 끓여먹는 것이였습니다.


그러나 템즈를 지난 무렵에 이미 1시가 넘어버렸고..

배가 고프다는 다현이 성화에 템즈 KFC에 들려서 닭다리를 뜯었습니다. ^^;;


파이아누이 바닷가에 도착하니 시간이 두시가 넘었고..

짐을 챙겨서 숲길과 바닷가 바윗길을 걸어 대략의 목적지에 도착하니 3시가 되갑니다. ㅡㅡ;;


그늘한점 없는 바닷가 자갈밭에 아내와 다현이가 앉을 수 있는 그늘을 만들고..

그래도 뭐 좀 잡아 먹을거 있나 물가로 나갑니다.

이미 로우타이드를 지난 후라서 물이 점점 들어오고 있습니다.

바람도 맞바람이고.. 파도도 제법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바위를 더듬어서 뭔가 잡는다는건 참 힘든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생각지 않은 파도에 온 몸이 한번 젖고..

소라와 큰 우렁을 부지런히 잡아서 주머니에 넣습니다.

잘 가지고 다니던 칼도 없고.. 그 흔한 비닐 봉투도 하나 챙겨오지 못했습니다. ㅜㅜ

완전 운 좋게 전복을 한마리 발견하고.. 힘겹게 뜯어 내기는 했는데..

참 애매한 사이즈 입니다. 

이곳에서는 흑전복은 법적으로 12cm 이상 되는것만 채취가 가능한데..

요것을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보니.. 어중간합니다.

길이를 측정 할 수 있는 도구가 없는 것이 한스럽습니다.

이런 외딴 바닷가에서 누가 볼 사람도 없겠지만.. 그래도 찜찜해서.. 못 볼것 본것처럼 멀리 물 속으로 던져넣었습니다.

... ...


다현이가 애타게 부르는 소리와 몸짓이 계속 들립니다.

자기는 바닷가에 팍팍이 놀이를 하러 왔는데, 지금 뭐하고 있냐는 항의가 빗발칩니다. ㅡㅡ;;

세사람이 동시에 만족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아내는 전복을 먹고 잡고..

아들은 모래놀이를 하고 싶고..

나는 낚시를 하고 싶었는데..


낚시는 포기한지 오래이고.. 지금 중요한건 아내 입맛을 만족시켜 주는 일인데 

아들도 자기 만족하는 일을 해야겟나 봅니다.


애타게 소리지리는 것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소라, 고동, 성개를 챙겨 배낭에 대충 넣고 다시 길을 걸어 나옵니다.

나오는 길이 들어갈 때보다 더 멀고 힘든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아들 손을 잡고..

울퉁불퉁한 바윗길을 걸으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요 코딱지 만한 놈을 언제 키울까?' 라는 생각부터..

... ...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니 아들만 신 났습니다.

신발도 물에 젖고.. 반바지도 젖고.. 팬티도 젖고..

그림도 그리고, 모래성도 쌓고.. 자동차도 몰고..


좀 아쉽게 놀아주고..

밴취에 자리펴고 라면 끓여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


다음번에는 계획 더 잘 세워서 꼭 전복을 먹어보고야 말겠습니다.


파우아누이 PAUANUI 지도로 가보기


@ 바닷가 숲길과 바위길을 번갈아 걷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걷기에는 상당한 주의와 인내심이 필요. 20분 정도 걷습니다.

@ 바리바리 들고 메고 하던 짐을 큰 배낭 하나에 모두 때려 넣었습니다. 

@ 1분 걷고 쉬고, 조금 걷고 이야기 하고... ^^;;;

@ 숲길 중간 중간 밴치가 있어서 전망을 감상하며 숨을 돌립니다.

@ 혼자서 막 달려다닙니다.

@ 비치에 나왔습니다. 사람을 그리고 있습니다.


@ 이보다 더 좋은 그림판은 없습니다.

@ 앞으로 살고 싶은 집이랍니다. 창문도 있고, 굴뚝도 있고, 굴뚝으로는 연기가 나옵니다.


@ 이번에는 자동차입니다.

@ 그리기가 다 끝나고 모래성 쌓기놀이 중입니다.

    신발과 팬티가 물에 젖어서 좀 껄쩍지근 합니다만.. 신나 죽습니다.


@ 점점 해가 지고 있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려고 했던(?)는 구름낀 날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