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ZAC DAY.
올해에는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했습니다.
다현이가 3살때는 구경삼아서 참석했다면, 올해에는 더 깊은(?) 마음을 담아서 참석합니다.
뉴질랜드 ANZAC DAY는 한국의 6.25 기념일과 비슷한 날이라고 보면 됩니다.
'군인들의 죽음을 애도'한다는 표면적인 모습인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성격이 다른것 같습니다.
6.25는 우리 민족간에 서로 총부리를 겨눈 그야말로 동족상잔의 비극적인 날이고
ANZAC DAY는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 군인들이 '세계평화'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싸운 날입니다.
뒤돌아 보면 6.25에는 직접 관련된 군인이나 가족이 없었던 관계로 하루 쉬는 날, 텔레비젼으로 기념식을 보는날 정도로 인식 되었던 반면에
이곳에서는 거의 한달전부터 텔레비젼이나 신문, 이곳저곳에서 ANZACDAY 와 관련된 소식이나 이벤트들을 접하게 됩니다.
어떤이는 자체적인 역사와 기념일이 없어서 일부러 크게 꾸미는 경향이 보인다고 하기도 하는데 그건 아닌것 같고..
터키까지 가서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한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기획기사가 나오고,
생존한 군인들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근황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 가족들과 함께 하는 모습등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신문기사를
거의 날마다 보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거의 4월 내내 ANZACDAY와 관련된 수업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꽃 만들기, 은퇴한 군인할아버지가 교실에 와서 전쟁당시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반 아이들 중에 군인이 있다면 그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학교 한쪽에 전사자묘를 꾸미고 기념식 진행하기 등
아이들에게 그들의 희생이 단순히 희생으로 끝나지 않고 마음속에 깊이 새겨지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 ...
가을을 지나고 있는 오클랜드 날씨는 한낮에도 쌀쌀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부터 꾸무럭한 하늘이 곧 비를 뿌릴것 같은데 다행히 점점 구름이 걷힙니다.
10시부터 행사가 시작될것 같아 부지런히 다현이와 다민이 옷 단단히 입혀 집을 나섰습니다.
주차 걱정을 했는데 박물관 주변과 안쪽에 주차공간이 넉넉했습니다.
박물관 건물을 중심으로 이곳 저곳에서 행사 시작과 함께 행진하며 입장할 군인들과 행사 관계자들이 모여서
준비를 하고 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 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대한민국 예비역 군인들 모습도 보이네요.
... ...
행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다현이가 묻습니다.
근데 뉴질랜드 군인들이 왜 터키까지 가서 싸웠느냐고요.
다현이한테 '정의'와 '평화'를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가 어렵더군요.
대신 '용감'에 대해서 이야기 해줬습니다.
다민이가 나쁜 친구들한테 맞고 있으면 어떻게 하겠냐?
다현이가 나쁜 친구들 때려주고, 다민이를 도와 주겠지?
'용감'하게.. ^^;;;
뉴질랜드랑 호주 군인아저씨들도 터키랑 유럽 사람들을 도와주러 갔던거야. 용감하게...
@ 학교입구 한쪽에 마련된 전쟁희생자 퍼포먼스
@ 희생자 기념탑을 중심으로 참전 용사나 가족들이 의자에 앉고, 시민들이 주변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 춥네요.
@ 참전 용사들이 입장하고 있습니다. 모두 일어서서 경건하게 그들의 은퇴용사들을 맞이합니다.
@ 축하비행. 다민이가 유일하게 즐거워한 오늘 행사 중 한가지 입니다. 전투기, 경비행기, 헬리콥터 순서로 기념식장 하늘을 오갑니다.
@ 행사장 옆에 마련된 초대형 꽃 POPPY.
@ 거의(?) 군인 할아버지 포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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