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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9년 내전’ 끝날까

by 뉴질랜드고구마 2023. 3. 18.

사우디-이란 외교 정상화에 예멘 ‘9년 내전’도 끝날까


한 국가의 운명이 주변 다른 나라들 손에 달렸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인도 그렇거니와 가정도 내가 주인으로 주체적으로 서지 않으면 언제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모르는 세상이다.

국가 지도자가 국가를  이끌 수 있을 만큼 현명하지 못하거나 개인적인 욕심을 갖고 국가를 운영하게 되면 피해는 국민들이 겪게 되는 것이다. 중동이 안정화되고 국가 간에 분쟁이나 민족 종교 간 분쟁이 잦아들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평화로운 일상이 회복되길 바라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7년 만에 전격적으로 외교 관계를 정상화함에 따라 두 나라 간의 ‘대리전쟁’ 성격을 띠고 9년째 이어져온 예멘 내전이 종식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에이피>(AP) 통신은 예멘 정부군과 후티 반군이 지난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유엔 중재하에 포로 교환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은 사우디와 이란이 7년간 적대적 관계를 종식하는 합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예멘 내전을 담당하는 유엔 특사 한스 그룬드베리는 성명에서 “가능한 한 많은 수감자들을 석방하는 데 합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유엔은 이번 협상이 2018년 스톡홀름에서 타결된 예멘 포로 교환 협정 이후 일곱 번째 회담이며, 앞으로 11일간 계속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멘 정부군과 반군 모두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마지드 파다일 예멘 정부 대표단 위원은 “예멘에서 지속적이고 포괄적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전쟁 포로들이 석방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후티 반군 대표인 압둘카디르 무르타자도 “이번이 결정적 회담이 되길 바란다”라고 화답했다.

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NSC) 장관(오른쪽)과 사우디 국가안보보좌관(왼쪽)이 악수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수석이 가운데 서 있다. 신화 AP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지 못한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불러왔다는 평가를 받는 예멘 내전은 9년 전인 2014년 시작됐다. 이 내전이 장기화된 핵심 이유는 지역 내 두 앙숙인 사우디(수니파 종주국)와 이란(시아파 종주국)이 각각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하는 대리전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2015년 1월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시아파 중 하나인 자이드파)이 수도 사나와 예멘 대통령궁을 점령하자, 사우디가 이끄는 아랍동맹군(예멘 정부군)이 몇 달 뒤 압두라보 만수르 하디 예멘 대통령의 권력 회복을 위해 개입하며 본격 분쟁이 시작됐다. 계속되던 내전은 지난해 4월 이슬람 금식 기간인 라마단을 맞아 양쪽이 휴전에 합의하며 3차 휴전까지 이어졌지만 지난해 10월 이후 더 이상 합의가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중재로 10일 외교 정상화 합의가 이뤄진 뒤 분위기가 급변했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11일 성명을 내어 “획기적인 합의로 인한 사우디와의 관계 계선이 예멘의 오랜 내전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길 도울 것”이라 밝혔다.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도 이번 합의가 중단된 휴전 협정을 갱신할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두 나라는 상호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에 합의했는데, 이는 이란이 예멘 반군이나 레바논의 무장정파인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자제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예멘 내전 일지

예멘 내전의 당사자들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무함마드 압둘살람 후티 반군 대변인은 합의 직후 환영 성명을 내어 “시온주의자들(이스라엘)이 이끄는 외세 개입의 결과로 잃어버린 안보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멘 정부군 역시 합의에 대한 낙관적 견해를 내비치면서도 “(상대) 행동의 진정한 변화를 관찰할 때까지 조심스럽게 진행할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가져올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예멘 정치평론가 압둘바리 타히르는 <에이피> 통신에 “예멘은 중동의 경쟁국들에 뜨겁고 민감한 곳”이라며 “만약 이곳의 문제가 해결되면, 중동 다른 곳도 긴장이 완화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위기감시그룹(ICG) 예멘 전문가 아흐마드 나기는 <알자지라> 방송에 “이번 합의가 중요한 국면이긴 하지만 다층적 성격을 지닌 예멘 내전이 빨리 해결될 것이란 뜻은 아니다. 협상 세부 사항이 무엇인지, 이란과 사우디가 예멘의 복잡한 상황을 어떻게 다룰지 불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기사원문 :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108340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