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에서 최적의 공동체는 교회
교회는 우리 마을
이전에도 몇 번 이야기했던 것 같고 이번에 또 한 가지 일을 겪으며 이민자의 종교생활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내게 기독교는 종교 이상의 의미이다. 여기에 내가 뉴질랜드 이민 후 15년 동안 계속 다니고 있는 교회생활의 경험이 큰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는 대학생활과 사회생활로 접어들면서부터 수많은 조직들과 접하고 때론 소속되었다. 작게는 가족 구성부터 초중고 동창 모임을 비롯한 여러 계모임을 만난 것이다. 여기에 회사 생활이나 비즈니스를 통해 소속되는 모임은 어찌나 많은가? 어렸을 때는 많은 모임과 많은 인맥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었다.
물론 이민생활에서도 본인 맘먹기에 따라 여러 모임과 소속을 만들 수 있다. 나는 스스로 '유배'를 원했다. 그리고 철저히 소외되고자 하는 생활이었다. 이게 내 삶의 단점이 되기도 했지만 이런 생활을 잘할 수 있게 해 준 게 신앙생활과 교회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이민교회는 마을이다. 어린 시절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삼태마을처럼. 친구들이 있고 동네 형, 누나들이 있고 아저씨 아줌마들이 있었던 마을이다.
잘한 일은 서로 칭찬해 주고 누구라도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야단치고, 슬픈 일은 서로 나누고 보듬어 주는 그런 마을이었다. 혹여 앞집 아제한테 야단맞으면 '왜 우리 아이를 혼냈냐'는 따짐 보다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하는 그런 생각이 머물던 곳.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던 집사님 한 분이 생을 달리하셨다. 늦은 밤 들려온 소천 소식에 쉽게 잠들 수 었었다. 그리고 먹먹한 마음으로 위로 예배와 천국환송 예배에 참석하며 그분과 나눴던 추억을 아쉬워하고 남은 가족들을 위로했다.
나뿐 아니라 우리 교회 모든 성도들과 그간 우리 교회를 거쳐간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슬픔을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에 뜻하지 않은 평온함이 느껴졌다.
이민자에게 교회는 작은 마을 공동체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 계속해서 사랑과 평화가 넘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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