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뉴스를 보다가 눈에 들어온 기사가 있어 스크렙 합니다.
어디로 가는 '대한민국호'인지 앞이 캄캄합니다.
이런 배에 타고 있는 내 존재감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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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私교육, 死교육] <2> 영어교육 강화? 사교육 심화
"학교 수준별 수업 꼭A반에…" 영어 학원비만 월 160만원
한국일보 | 입력 2009.03.10 02:37 | 수정 2009.03.10 08:32
아이들 학원 전전하며 레벨테스트 '파김치'
지방선 작년부터 인근 도시로 '유학' 급증
"現정부 들어 논술시장 죽고 영어학원 호황"
■서울 대치동 중2·중3 남매 엄마
서울 서대문구 한 초등학교 4학년 김모(11)군은 요즘 '레벨테스트'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를 친다. 학원을 옮길 때마다 레벨테스트를 봐야 하는데, 지난해 여름방학 이후 영어학원만 벌써 세 번째다. 김군은 동네 영어학원을 다니다, 두 달여 만에 말하기ㆍ듣기 중심으로 가르친다는 유명학원으로 옮겼다. 지난해 2학기부터 학교에서 수학, 과학을 영어로 가르치는 이른바 '이머전(immersionㆍ몰입) 수업'을 시작했는데 거의 알아들을 수도, 한마디 할 수도 없었던 탓이다.
지난 겨울에는 소수정예로 가르친다는 학원으로 다시 옮겼다. 수준에 따라 A, B반으로 나눈 학교 영어 수업에서 B반에 머물렀던 김군을 4학년 때는 기필코 A반으로 올리겠다는 엄마 장모(39)씨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장씨는 "작년부터 학교에서 영어 경쟁이 워낙 세게 붙어서, 이렇게라도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영어를 학교로 흡수해 사교육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며 영어 수업시간, 원어민 강사를 늘리는 등 영어교육 강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영어 사교육은 오히려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정부의 공언대로 영어 공교육이 사교육을 흡수하기는커녕, 되레 사교육을 더욱 부추기는 불씨 노릇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오래 전부터 영어 사교육 열풍을 주도해온 '대치동' 엄마들도 예외가 아니다. 아들(중2), 딸(중3) 모두 영어유치원을 보냈던 강모(43ㆍ여)씨는 "정부가 실용회화 위주로 영어교육을 한다고 해서 딸 아이는 학원의 화상채팅 옵션을 추가하고, 아들은 작년 학교 수준별 수업에서 C반으로 떨어져 학원 특강을 추가했더니 영어학원비만 월 160만원"이라고 말했다.
사교육 열기가 강남 못지않은 경기 성남시 분당도 대부분 영어 학원들이 수업을 주 2회에서 주 3회로 강화하고 있고, 1년 여 전에는 그냥 들어가던 학원조차 대기 기간이 길어졌다는 게 이 지역 학부모들 설명이다.
영어전문학원이 귀한 지역으로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 심하다. 자녀를 좋은 학원에 보내기 위해 가족이 생이별을 하거나, 아예 이사를 하는 '학원행 엑소더스 현상'이 지난해 이후 더 가속화하고 있다.
학원들이 대부분 종합학원 형태로, 영어전문학원이 거의 없는 전남 나주시. 이 곳 N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에 전체 200명이 채 안 되는 5, 6학년 가운데 20명 이상이 광주로 한꺼번에 전학했다. 학부모 김모(44ㆍ여)씨는 "정부가 워낙 영어를 강조하다 보니, 영어학원을 보내려고 옮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할머니와 광주에 방을 얻어 살거나, 광주 친척집에서 학교에 다니기도 한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시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이모(45)씨는 초등 6학년 아들 때문에 지난해 경산시로 이사했다. 대구와 경주의 중간에 위치한 경산에 살면서, 자신은 매일 아침 1시간 걸려 경주로 출근하고, 아들은 30~40분 걸리는 대구의 학원을 다닌다. 이씨는 "예전에도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학원 때문에 대구나 울산, 포항으로 전학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작년부터 더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경북에서 대구로 옮긴 10~14세 전입자 수는 2006년 2,876명에서 2007년 2,739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2,873명으로 134명이 늘었다.
방학을 이용한 영어캠프도 초만원이다. 한 사교육 업체가 초중생들을 대상으로 충남 조치원의 고려대 세종캠퍼스에서 개최하는 영어캠프는 작년 초 8개 반이었는데, 올 초엔 경북 영주, 경남 마산 등 지방 학생들이 대거 몰리며 18개 반으로 늘었다. 2주일짜리 수강료가 178만원, 3주일은 253만원으로 고가인데도, 신청자가 줄을 이었다.
경제가 아무리 불황이라 해도 유명 영어 학원들은 호황을 누린다. 2007년까지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 3곳에 분원을 두고 있던 초중생 대상 영어학원 체인 T사는 지난해 분당, 일산, 죽전, 영통 등 4개 분원을 추가한 데 이어, 올해는 평촌, 대전 등 6개를 더 개원해 전국화 한다는 구상이다. 서울 대치동의 한 영어학원 강사는 "현 정부 들어서면서 논술 시장이 죽고, 그 자리에 영어학원이 들어서고 있다"면서 "강남 학원가에 영어학원을 차리려 돌아다녀 보면, 전세값이 떨어지기는커녕 빈 자리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꼬일대로 꼬인 영어교육 문제의 실타래를 풀려면, 최소한 정부가 앞장 서서 조기영어교육을 과열시켜서는 안 된다고 비판한다.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정부가 영어 공교육 강화를 강조하면 할수록, 학부모들은 영어 교육에 조급증을 갖게 돼 더더욱 사교육에 올인 하게 되고, 이 때문에 영어격차가 너무 어린 나이에 벌어지고 만다"고 지적했다. 부모를 잘 만나 사교육에 더 많이 노출된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간의 경쟁이 초등학교에서 이미 결판나면서, 결국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높이는 사태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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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든 뒤처지든 모두 사교육에 기대… 유명학원 매출, 정권 3년째 2배로 늘 것"
■ 애널리스트들이 보는 영어 공교육
"영어를 학교로 흡수하면 사교육이 줄어든다고요? 이명박 정부 내내 영어 사교육 시장은 번창할 겁니다."
교육업종을 분석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부터 청담러닝(청담어학원), YBM시사닷컴 같은 영어학원 종목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영어 공교육이 강조될수록, 학교 내 영어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그래서 더 사교육을 찾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업계가 추정하는 국내 영어 사교육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유학과 연수비용 제외). 영어 하나 때문에 국민이 사설학원 등에 지출하는 돈이 정부 올해 교육예산(38조7,000억원)의 40%에 달하는 셈이다. 증권업계는 나아가 유명 영어학원들의 매출이 2010년, 즉 이 정부 3년째가 되면 이전보다 얼추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증권은 청담러닝의 매출액이 2007년 629억원에서 2010년 1,350억원으로, 한투증권은 YBM시사닷컴 매출이 540억에서 8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청담러닝, 정상제이엘에스(정상어학원), YBM시사닷컴 등 현재 코스닥 등록기업 외에 아발론교육, 토피아에듀케이션, 타임교육홀딩스 등 다른 유명 영어교육 업체들도 올 하반기 이후 코스닥 등록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영어 공교육 강화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가 사교육 업체에 베팅하는 이유는 뭘까.
한투증권 양은정 애널리스트는 "어차피 공교육 영어가 모든 아이들 수준에 맞출 수는 없다. 잘하는 애들은 공교육에 만족을 못해서, 뒤처지는 애들은 따라잡기 위해 학원에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김혜림 애널리스트도 "학교 내에서 학생들간 영어 실력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사교육 수요가 줄어들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오히려 이 정부의 '영어교육 패러다임 변화'가 영어 사교육 시장의 저변을 더 넓혀줄 것으로 전망한다. 한화증권 이다솔 애널리스트는 최근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SMILE 프로젝트', 부산시 교육청의 '부산 0813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향후 영어교육에서 말하기와 쓰기의 실용영어가 대세가 될 것이고, 그렇다고 기존 읽기, 듣기 위주의 시험이 단시일 내 변화할 가능성도 적기 때문에 그만큼 영어 사교육 시장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최근 중ㆍ고교에서 의사소통 중심 수업을 최소 주 1회 이상 실시하고, 영어교육 평가항목에 말하기 비율을 10% 이상 반영하기로 했다, 부산시 교육청도 말하기 평가 반영 비율을 점진적 확대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4월 정부가 민간 영리단체의 방과후 학교 운영을 허용하면서, 영어 관련 방과후 학교도 사설학원의 황금시장이 되고 있다. 실제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영어 관련 매출 300억원 가운데 50억원을 방과후 영어교실에서 벌어들였다.
결국 정부의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이 사교육을 부추기면서, 영어학원의 호황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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