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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소 경쟁 끝낸 디카, 이젠 어디로?[쇼핑저널 버즈]

by 뉴질랜드고구마 2009. 3. 25.

화소 경쟁 끝낸 디카, 이젠 어디로?

전자신문 | 입력 2009.03.25 09:05  [쇼핑저널 버즈]


"네 디카는 화소수가 얼마나 되니?"
디지털카메라의 화소수 경쟁이 한창일 때가 있었다. 소비자는 화소수가 카메라의 성능을 좌우하는 요소라고 믿었고 카메라 제조 업체도 화소수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2006년 일본 카메라 제조업체 카시오가 처음으로 1,000만 화소급 센서를 탑재한 콤팩트 디카 익슬림 EX-Z1000을 내놓았을 때 사람들은 "1000만 화소급 콤팩트 디카 시대가 열렸다"며 감탄하기도 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 1,000만 화소는 이제 기본이다. 10만원대 보급형 제품도 1,000만 화소를 넘기는 센서를 달고 나온다.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은 화소수를 더 이상 자랑으로 여기지 않는다. 무리하게 화소수를 늘리려는 움직임도 없다.



이미지 센서 및 처리 엔진은 급격하게 진화하고 있지만 좁은 면적에 집적률을 높여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이미 한계에 와 있다. 사진은 APS-C 규격(35mm 필름카메라 규격의 절반 크기) 이미지 센서(사진 : 코닥).


1,000만 화소(정확하게 설명하자면 1/1.8인치형 센서에 유효화소수 1010만 화소)면 3672×2760 해상도의 초대형 사진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인화를 하려고 마음 먹는다면 브로마이드 크기도 가능하다. 그러나 해상도가 높다고 해상력, 쉽게 얘기해서 화질까지 좋아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콤팩트 디카에는 손톱만한 면적의 1/2.7인치형, 혹은 1/1.8인치형의 이미지 센서가 들어간다. 이미지 센서의 면적은 같은데 화소수가 높다는 것은 각 화소의 크기가 작아지고 화소간 간격이 좁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소 크기가 작아지면 빛을 받는 수광부 역시 줄어들기 때문에 고감도 촬영시 노이즈가 발생하고 풍부한 계조 표현이 어렵다.

제품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1000만 화소 카메라로 찍은 사진 결과물이 600만 화소급 제품으로 찍은 결과물의 질보다 좋다고 느끼기 힘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 크기는 키울 수 있을지언정 세부 묘사력과 전체적인 사진의 질을 올릴 수 있다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화소의 집적도를 높였다는 측면에선 기술력을 인정해야 한다. 또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의 발전으로 간섭에 의한 노이즈도 줄어가고 있긴 하다. 그러나 화소수는 콤팩트 디카 분야에선 더 이상 선택 포인트가 아니다. 슬림화에 따른 디자인 경쟁도 이미 지나갔다. 최근에는 어떤 환경에서든 보다 나은 사진 결과물을 뽑아내기 위한 갖가지 기술과 부품이 녹아들고 있다.

■ 사진 결과물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
손떨림을 방지하는 장치, 웃는 얼굴을 포착하는 기능, 별 다른 설정 없이도 알아서 좋은 사진 결과물을 만들어주는 자동화 기능 등이 핵심이다. 특히 화소수를 높이는 대신 이미지 센서의 구조를 바꾸거나, 보다 나은 성능의 이미지 처리 엔진을 달아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보다 넓은 화각을 확보하고 조리개값이 낮은 렌즈를 써서 촬영 영역을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DSLR의 심장을 이식하다'라는 캐논의 광고 카피는 이를 잘 설명해준다. 캐논은 DSLR을 제외한 콤팩트 및 하이앤드급 디지털카메라 19종 가운데 11종의 제품에 자사 DSLR의 이미지 처리 엔진인 디직4를 달았다. DSLR의 진화한 처리 엔진을 그대로 가져온 만큼 사진을 찍고 저장하는 속도나 고감도 노이즈 억제 능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후지필름은  이미지 센서부터 처리 엔진까지 새롭게 개발했다. 후지필름이 선보인 수퍼 CCD EXR 센서는 화소의 배열과 조합으로 색 표현력 및 고감도 노이즈 억제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전기적으로 빛을 받는 시간을 조절해 고감도와 저감도 2개의 사진 데이터를 조합하는 방법으로 높은 계조 표현력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후지필름은 이처럼 새롭게 탑재한 파인픽스 F200EXR을 내놓는 한편 앞으로 출시될 고급형 제품에 수퍼 CCD EXR 센서 및 처리 엔진을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캐논 파워샷 G10. 1470만 화소, F2.8, 3인치형 액정, 광학 5배줌, ISO 1600, 디직4 엔진 탑재, 50만원대 초반.

후지필름 파인픽스 F200EXR. 1200만 화소, F3.3, 3인치형 액정, 광학 5.5배줌, ISO 12800, 40만원대 후반.





파나소닉 루믹스 LX3. 1010만 화소, F2.0, 3인치형 액정, 광학 2.5배줌, ISO 6400, 50만원대 후반.

삼성디지털이미징 블루 WB500. 1020만 화소, F3.3, 2.7인치형 액정, 광학 10배줌, ISO 6400, 30만원대 후반.

렌즈 성능을 높인 제품으로는 파나소닉의 루믹스 LX3가 대표적이다. 루믹스 LX3는 높은 렌즈 성능, 라이카 D-룩스 시리즈와 같은 스펙 등으로 마니아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에는 35mm 환산 24mm의 초점거리에 경쟁 기종보다 2~3스탭 높은 f2.0의 밝기를 가진 라이카 렌즈를 탑재돼 있어 풍경 사진은 물론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는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이 내놓은 블루 WB500도 35mm 환산 24mm의 초점거리를 가지면서 광학 10배 줌을 지원하는 콤팩트형 디카다. 광각 24mm를 지원하는 제품이야 줄 곳 있어왔으나 이 제품은 광학 10배 줌을 지원해 사진 촬영의 활용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 관계자는 "DSLR은 아직 화소수 증가에 따른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여지가 남아 있지만 콤팩트형이나 하이앤드급 디지털카메라는 화소수보단 쉽고 편하게 찍어도 잘 나오는 사진을 만들어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최근 디카 시장의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ebuz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