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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우리나라 갖고 놀기 좋아… 나같아도 공격"

by 뉴질랜드고구마 2009. 4. 12.

“신입사원 월급 깎아 일자리 나누는 나라 처음 봐” [조인스]

‘금융강국’ 추구하기보다 제조업 키우는 것이 우선
자국 통화가 국제통화 아닌 나라는 자본시장 규제해야
인터뷰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한국경제 어디로 가나

 세계 경제 침체의 장기화 속에 한국경제도 휘청대고 있다. 선진국들이 내세우는 세계화 논리의 허구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경고해온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가 경제 위기를 불러온 원인을 분석하고 한국경제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글■이봉현 런던대 박사과정 [maple_35@hotmail.com]


미국 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경제 침체의 바닥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지구촌의 수많은 기업이 쓰러지고 직장인들은 실업의 공포와 씨름하는 날이 하염없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실물경제도 수출 감소와 산업생산 둔화가 전례 없이 심화되며 계속 가라앉고 있고, 원화가치도 1,500원대를 오르내리며 불안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위기라는 ‘터널’의 어느 지점을 지나고 있으며,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지를 들어보고자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장하준(경제학) 교수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지난 3월6일 그의 연구실에서 있었다. 장 교수는 신자유주의의 실질적 파산을 보여주는 이번 위기를 계기로 한국이 제조업을 한층 강화해 성장과 고용을 해결하고, 복지국가로 가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 교수는 일찍부터 선진국들이 내세운 세계화 논리의 허구를 지적하고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경고해 왔다. 이 때문에 경제위기가 터진 지난 가을 이후 아시아·남미 등지에서 그의 생각을 들어보려는 강연 요청이 잇따라 바쁘게 지내고 있다.

미국식 계량경제학이 유행이던 시절, 당시로서는 비주류였던 ‘제도경제학’을 택한 장 교수는 경제문제의 진단과 처방에서 ‘시카고보이’로 지칭되는 국내 신고전파 주류 경제 ‘지식권력’과 사뭇 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27세 때 한국인 최초로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됐으며, 2003년 신고전파 경제학의 대안을 제시한 학자에게 주는 ‘뮈르달상’을 받았다.

-지난해 가을 이후 세계는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동안 듣기 어려웠던 ‘공황’이라는 말이 자연스레 쓰이고요. 언론은 1920~30년대 ‘대공황’에도 비유하는데, 수사적 과장을 빼면 상황이 어떻다고 보시는지요?
“문제 자체의 규모로만 보면 그 때(대공황기)와 비슷하거나 더 크다고 할 수 있죠.

다만 1920~30년대 대공황기에는 중앙은행이 없는 나라도 많았고, 균형재정이니 금본위제니 하는 것을 지키느라 재정정책이나 통화정책적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았죠. 한마디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졌던 거죠. 지금은 은행도 국유화하고 돈 풀고 정부재정 지출하고, 과거 대공황기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그때는 (사태가)곪고 곪아 1932~33년에나 했던 일을 지금은 문제가 터지자마자 신속하게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 때문에 더 커지지 않은 것이지, 사실 문제의 심각성은 그 때만큼 크죠.”

- 조급한 것인지 모르나 각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전례 없는 통화완화정책과 재정확대정책을 쓰고 있으나 상황이 그다지 개선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경제위기를 사전에 경고해 유명해진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세계경제가 ‘L자’형으로 바닥이 오래 갈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문제가 워낙 크니까요. 이번 위기의 특징은 부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2006년 말~2007년 초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불거졌을 때 그 규모가 500억~1,000억 달러 정도라고 했는데, 2007년 여름 사태가 확산되자 3,000억 달러가 된다는 말이 일부에서 나왔어요.

그 때만 해도 웃었지요. 과장한다고요. 그런데 1년쯤 있다 지난해 미국정부가 구제금융에 쏟아 부은 것만 거의 1조 달러 정도이고, 얼마 전 2조 달러를 더 집어넣는다고 했잖아요? 루비니는 (전체 부실 규모가) 3조5,000억 달러라고 한다고요. 워낙 복잡한 것(파생상품)을 마구 만들어 쪼개고 섞어 사방에 뿌려놔서 어디에 얼마의 부실이 박혀있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게다가 금융부실이 자꾸 파급효과를 일으키면서 연쇄 부도가 나고, 그러면 그것 자체가 커지거든요. 금융에서 일이 터져 그 파도가 실물을 때린 다음 지금은 실물이 가라앉는 중인데, 이러다 과거 우량기업이라고 생각했던 곳까지 부도나면 금융권이 또 한번 얻어맞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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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화가치가 1,500원대를 오르내리며 불안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 충격파가 가라앉으려면 아직 멀었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산업이 무너진 충격파가 아직 금융권으로 다시 돌아오지 않았거든요. 실물이 완전히 가라앉고 그 충격파로 금융이 한 번 더 박살나야 그 다음에 끝날 가능성이 생기는데…. 연극으로 치면 1막은 지난해 금융권에서 터진 것이고, 4막, 5막까지 갈 수 있지만 최소한 3막은 돼야 끝나는데, 지금 2막 중간이거든요.”

교만한 자유시장경제 이론

- 지난해 가을 이후 원화가치가 어느 나라보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등 우리나라가 이번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는 대기업의 재무구조가 훨씬 건전해졌고, 외환보유액도 넉넉한데 괜한 오해 때문에 과도하게 당한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 <이코노미스트>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외국 경제지들의 보도에서 보듯 국제 금융시장은 한국에 대한 회의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객관적 수치로 보면 (그런 회의적 시선이) 나오죠. 10년 전 외환위기 때, 단기외채 비율이 높아 그렇게 고생하고도 또 단기외채 빌려와 지금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세계 1위니 2위니 하고 있지 않습니까?

영국 언론이 우리를 찍어 비관론을 퍼뜨린다지만, 객관적 지표로 보면 그런데 뭐라고 하겠습니까? 우리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나라들 중 미국·영국 다음인 3위로 높은 것 등 불안요인도 많죠. 외환보유액이 과거보다 조금 많다는 것뿐인데, 외환보유액이란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외환거래가 경색되기 전에 전 세계 하루 외환거래량이 2조 달러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0억 달러 있거든요. 그러니 뭐 마음먹고 달려들면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액수예요. 이게 세계체제의 문제인데, 자본규제 못하게 만들어 놓으니 각 나라가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고 쌓아놓는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그 많다는 중국도 외환보유액이 2조 달러인데, 말하자면 하루치거든요.”

-객관적 지표가 그렇게 읽힌다면 원화에 대한 공격도 있다고 봅니까?
“무엇이 정확한 공격 레벨인지 알 수는 없죠. 그런데 우리나라가 딱 갖고 놀기 좋거든요. 조그만 나라는 개방돼 있어도 빼먹을 것이 없지만, 한국은 알짜기업도 있고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납작하게 엎드려 세금 안 내고 조세피난처로 달아나도 가만히 봐주고 하니 얼마나 만만합니까?

주식시장만 해도 상장기업이 20~30개밖에 없는 나라는 가서 팔고 나오려고 해도 어렵다 이 말이죠. 우리나라는 적당히 규모도 크고, 어느 정도 세계시장에서 신뢰도 있어 환금성도 있지 않습니까? 먹을 것 있지, 먹어도 말 안 하지, 다 열려 있지…. 제가 투기자본이라도 한국 같은 나라 겨냥하지, 무엇 하러 경제규모가 작은 나라나 인도·중국 같이 규제가 많아 한계가 있는 나라로 가겠습니까?”

- 아무래도 미국부터 풀려나가야 할 텐데 아직 희망이 보이지 않네요.
“큰일났죠. 지금 어디부터 빠져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계속 부실 규모가 늘어나지 않습니까? AIG에 벌써 돈을 얼마나 집어 넣었어요? GM도 또 달라고 손 벌렸지.

그 사이 생겨난 실업자, 또 앞으로 늘어날 실업자들이 돈 못쓰면서 소비는 줄어들 테고….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때 한 가지 다행이었던 것은 가계부채가 적었다는 것인데, 미국은 가계부채가 너무 많아 실업 늘고 갚지 못하면 금융기관의 부실이 더 늘어날 것은 분명하죠.”

- 오바마 정권이 들어선 뒤 기대가 많았는데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대체적 방향은 맞는 쪽인데, 너무 느리고 조금씩 가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정부의 재정적자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규모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데 그건 겁나서 못하고, 금융규제도 크게 강화해야 하는데 그것도 못하고…. 월스트리트에서 선거자금을 많이 지원받았으니 하기도 힘들 테죠. 분배정책도 고소득층의 세금부담 좀 높이고 의료보험도 확대한다고 하지만, 그것도 하려면 과감히 해야 하는데….

미국 정도 소득수준의 나라에서 국민의료보험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그렇게 맞는 쪽을 보고 있기는 한데 겁나서 가야 할 만큼 가지 못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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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금융 시스템을 고치고 새로운 규제의 틀을 만드는 것도 시급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사람들이 말하듯 투명성을 높이고 어쩌고 하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엄청나게 세게 하지 않으면 소용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파생상품 같은 것은 어느 규모 이상은 모두 금지해야 합니다.

은행도 국유화하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부실 처리하는 것이니 이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전기나 수도회사 규제하듯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이번에 잘못해서 벌받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우리는 그래도 IMF 때 은행장들 감옥에라도 갔지만 (월가의 금융인들은) 월급 받을 것 다 받고 보너스 1,000만 달러 받을 것을 200만 달러만 받고…. 그게 벌입니까?

고의는 아닐지 모르지만 미필적 고의가 딱 맞죠. 엄격히 처벌하고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지 않으면 10년이 지나고 어느 시점에 가서 경제가 회복되면 이런 일이 또 벌어질 것입니다. 정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죠.”

- 파생상품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파생상품 규제에 반대하고 유독 관대했던 것이 지금 생각하면 무척 원망스러운데요.
“오죽하면 주식시장에서 돈 벌어 먹고사는 워런 버핏이 (파생상품을) 대량살상무기라고 했을까요? 기본적으로는 자유시장경제 이론이 교만한 이론이거든요. 복

잡한 상품을 만들어 놓으면 사고파는 사람 포함해서 다룰 능력이 없는데도 인간이 무한하게 합리적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이론이니까요. 자산가격결정모델(CAPM)을 만들어 노벨상을 탄 로버트 머튼과 마이런 숄즈가 (투자회사인)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사를 만들었다 1998년 망한 것이 좋은 예입니다.

그런 사람들도 예측하지 못하는데, 누가 그걸 예측해 이 시장이 제대로 돌아간다는 말입니까? 어떤 상품이 있으면 전 세계에 20~30명 정도 아는 것인데, 상관도 모르고 규제하는 사람도 모르니 지금 뭐가 어디에 어떻게 묻혀 있나 모르는 거죠.”

- 그래도 파생상품을 완전히 금지하자는 것은 과격한 주장으로 들리는데요.
“저는 모든 것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순기능과 역기능 중 뭐가 어느 쪽이 더 크냐를 따져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파생상품의 역기능이 순기능보다 엄청 큽니다.

머리를 잘 굴리면 금지하지 않고 순기능을 잘 살릴 수 있겠지만, 그런 것 발명하는 데 쓸 에너지 있으면 다른 좋은 일 할 것도 많거든요. 그러니 금지해 버리는 게 나아요. 인간의 합리성이란 한계가 있어서 복잡하게 만들어 놓으면 관리가 잘 안 되거든요. 키코가 대표적 예 아닙니까? 얼핏 보면 괜찮을 것 같아 하는데 안 되거든요. 규제할 자신이 없으면 그냥 금지해 버리는 것이 낫습니다.”

큰 나라에 끼어 살다 보니 항상 극단주의

- 미국도 미국이지만 우리는 어떻게 이 위기에 대처해야 하나요?
“솔직히 단기적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봅니다. 재정이나 통화정책은 푸는 방향으로 가야겠지만, 우리나라의 근본 문제는 자본시장의 문제입니다. 이는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하는데, 제도는 도리어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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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를 바꾼다면 자본시장이나 외환거래에 규제를 도입하자는 말인지요?
“규제를 도입해야죠. 기본적으로 자국 통화가 국제통화가 아닌 나라는 자본시장을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는 우리고 일본이고 아예 들어오기도 나가기도 힘들게 했잖아요?

그런 제도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죠. 정 간이 작아 그렇게 못하겠다면 1990년대 칠레나 콜롬비아가 쓴 기탁금제도라는 게 있거든요. 단기자금 유출입을 막기 위해 처음 돈이 들어오면 30%를 기탁금으로 맡기고 1년 안에 나가면 그 돈 뜯기는 제도입니다. 그 이후 칠레는 자본 유입액은 같은데 단기·장기자본이 8대 2에서 2대 8로 바뀌었어요.

뜻이 있으면 길이 있는데, 규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못하는 거지 하려면 할 게 많죠. 과거에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도 규제하지 않았습니까? 역설적으로 경제는 그때가 더 잘됐습니다.”

- 정부의 일자리 창출이나 복지정책은 제대로 가고 있습니까?
“그것도 말이 안 되는 정책이 많은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소득이 낮을수록 소비성향이 높기 때문에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가난한 사람에게 소득을 재분배하는 게 수요 유지에 도움이 되거든요.

우리는 반대로 위쪽으로 돈을 빼가고 있고, 일자리 나누는 것도 신입사원 월급 깎아 일자리 나누는 나라는 처음 봤어요. 정부가 나서서 설득해서라도 기존 사원들이 월급 깎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이렇게 돼서 나중에 기존 사원들이 노인 되면 무슨 소리 들으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무조건 젊은이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 신자유주의가 빚어낸 참화에 대처하는 방식이 여전히 신자유주의적이라는 말씀이군요? 오류를 목격하고도 신속하게 방향 전환을 하지 못하는 이유라도 있을까요?
“역사의 불행이라고 생각하는데, 큰 나라에 끼어 살다 보니 항상 극단주의로 가거든요. 유교를 해도 중국보다 더 유교적이고, 공산주의를 해도 소련보다 더 교조적이고, 국가자본주의를 해도 일본보다 한 술 더 뜨고, 신자유주의도 미국보다 더 세게 하고….

그게 한민족의 장점이자 단점인데, 운 좋게 좋은 것을 골라 하면 극단적으로 하니 더 성공할지 모르나 길을 잘못 들면 끝장을 보죠. 하루아침에 고치기는 힘들겠지만 실용주의적으로 될 필요가 있어요. 현 정권이 실용주의 정권이라지만,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고 교조적으로 정해 놓고 그 안에서 실용주의 하면 무슨 소용입니까?

진짜 실용주의 하려면 싱가포르 정도는 해야죠. 토지의 대부분이 국유인데다 주택의 85%를 우리 식으로 하면 주택공사에서 공급하고, 국민소득의 20% 이상을 공기업 부문에서 생산하는 나라거든요. 그 정도는 돼야 실용주의라고 하는 것이지, 교조적으로 정해 놓고 그 안에서 하는 게 무슨 실용주의예요?”

- 실용적으로 가서 지금까지 해오던 페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면 어떤 모델이 있을까요?
“미국·일본·스웨덴 등 여러 모델이 있죠. 우리나라 엘리트 집단은 미국처럼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그 모델이 깨졌으니 어디로 가야 하나요? 제가 볼 때 우리 정도 발전 단계에 이르렀으면 유럽대륙식 복지국가로 갈 필요가 있습니다.

유럽 복지국가도 스웨덴·독일·프랑스가 각각 다르니 그건 더 논의해봐야 하겠지요. 다만 지금 우리는 ‘중국이 쫓아오니 임금을 낮춰야 한다’는 식인데, 이게 말이 안 되거든요. 임금 많이 받자고 경제발전 한 건데 중국 같은 나라가 쫓아오면 기술력으로 해결할 생각을 해야죠. 높은 생산성에 바탕을 두고 같이 나눠 잘사는 사회를 만들려고 해야 하는데, 약육강식에 힘든 일 있으면 어떻게 장기투자 안 하고 적당히 돌려막기 하려고 하고…. 미국이 그러다 망한 것 아닙니까?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일본 소형차 들어오니 막 웃다 안 되니까 ‘우리는 소형차 안 해’ 그러다 중형차도 안 되자 ‘우리는 고급차 할 거야’ 그랬죠. 그러다 그것도 안 되자 그 다음은 지맥(GMAC: GM의 금융자회사) 같은 금융회사 만들어 돈놀이하다 망한 것 아녜요? 정공으로 안 하고 그런 식으로 하다 망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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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준 교수는 금융 강국을 추구하기보다 기술력 있는 고급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유럽에서도 30여 년 전부터 복지국가가 부정되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정도의 문제인데, 30년 전 유럽에서 복지를 줄이자고 한 것은 말하자면 체중이 90㎏ 되는 사람이 너무 살이 쪘으니 한 10㎏ 빼자는 것인데, 우리는 복지 면에서 거의 영양실조 아닙니까?

OECD에서 멕시코 빼고는 복지지출이 최하위니까요. 90㎏짜리가 체중 10㎏ 빼야 한다니까 그 말만 듣고 45㎏짜리가 10㎏ 빼려고 하다가는 죽지 않을까요? 서부유럽에서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생각은 않고 ‘복지 낮추자’는 말만 들여와 있지도 않은 나라에서 낮춘 거죠. 장기적으로 복지국가가 되면 도리어 파이가 늘어나니 거기서 자기 몫이 비율적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절대적으로는 더 큰 것을 먹는 셈이죠.”

투자할 곳 없다는 기업들, 안이한 생각

- 그렇다면 복지국가의 필요성을 경제논리로도 설명할 수 있나요?
“아까 말했듯 경제위기 때는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에 소득을 재분배하는 게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죠. 중기적으로는 이런 위기상황에서 가난한 사람이 많이 나오면 사회가 불안해져 좋을 게 없거든요.

장기적으로는 복지국가를 만들어야 사람들이 직업선택도 더 과감히 하고 경제 발전의 동력도 생기는 겁니다. 왜 우리나라 젊은이가 다들 의사가 되려고 하는지 알지 않습니까? 직장이 불안해서거든요. 의사는 어느 나라에서나 인기가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인기 있는 나라는 없을 겁니다. 복지가 안 되니 사람들이 완전히 보수화하거든요.

그래서 복지가 잘 된 유럽이 보호무역에 대한 요구가 미국보다 덜합니다. 미국은 내가 이 직장 잃으면 의료보험도 없고 인생 끝이니 어떻게든 이 산업을 지켜야 하는 것이고, 유럽에서는 이 산업이 망하더라도 기본생활 보장되고 그 다음에 재교육받아 다른 데 취직하지 하는 마음이 있으니 자유무역에 대해 더 개방적일 수 있죠. 단기적으로는 경기부양, 중기적으로는 사회안정, 장기적으로는 모험심 촉진에 의한 생산성 향상, 이런 좋은 효과가 있죠.”

- 경제의 패러다임을 새로 짠다면 금융과 제조업 가운데 집중할 분야를 선택할 필요가 있지 않나요? 정부는 금융강국으로 가자는 방침인 것 같은데요.
“지금 미국·영국도 제조업 등한시하고 너무 금융만 하다 어려워진 것 아닙니까? 금융이 잘된다고 해도 저는 그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중국이 쫓아오니 금융을 해야 한다?

그럼 우리가 쫓아가는 미국이나 영국은 ‘응? 한국, 너 중국 때문에 불편하겠구나. 여기 와서 금융 해라’ 하고 넣어줍니까? 위에서 찍어누르거든요. 그런데도 잘하던 것을 버리고 그리로 가야 한다는 논리를 저는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왜 쫓아오는 것만 생각하고 쫓아가기 힘든 것은 생각하지 못하나요? 금융은 뭐 간판만 걸어놓으면 할 수 있는 사업인가요?”

-국내 대부분의 고용을 중소기업이 맡고 있는데, 그 가운데 제조업들은 임금으로는 중국업체와 경쟁이 도저히 되지 않는 게 딜레마 아닙니까?
“그것을 극복하려면 기술을 개발하는 수밖에 없죠. 일본·스위스·이탈리아 이런 국가의 중소기업이 임금으로 보면 우리나라와 상대가 됩니까? 우리 식으로 생각하면 이런 기업이 중국업체에 밀려 벌써 다 망했을 텐데, 다 잘되고 있거든요. 기술력이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최종조립산업·가공산업 발달했는데, 기술력 있는 고급 중소기업이 약해요.

그렇다 보니 반도체를 만들어도 기계는 다 일본에서 들여오는 것이고요.(중소기업의 기술력을 키워주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지만, 이런 것을 계기로 방향을 돌려야 합니다.”

-제조업을 더 강하게 키우려면 투자나 기업경영의 패턴도 바뀌어야 하지 않습니까. 지금은 기업이 여유자금이 있어도 투자하지 않는 게 문제니까요. 마땅히 투자할 곳이 보이지 않는 이유도 있겠고요.
“솔직히 말해서 딱 보기에 ‘아, 이거 투자하면 돈 벌겠다’ 하는 것 있으면 누가 돈을 벌지 못하겠습니까?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해서, 즉 삼성이 반도체사업에 뛰어든다니까 ‘미쳤다’고 하는 것을, 정부에서 포항제철 짓는다고 하자 ‘미쳤다’고 하는 것을 해서 성공하는 것이거든요. 투자할 곳이 없다는 것은 너무 안이한 말입니다.”

-그럼 어째서 투자를 꺼리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에 주식시장이 강화하면서 전반적으로 공격적 투자를 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옛날에는 안 되는 계열 기업이 있으면 10년씩 돈 대주고 그랬죠. 제가 책에도 썼지만, 핀란드의 노키아 같은 곳은 17년 동안 계열기업에서 돈 대주고 키운 것 아닙니까? 그렇게 하는 것인데, 이제는 조금만 세게 투자하려 해도 투자수익률 계산하고 그러죠.

그런 식으로 계산해서 되는 투자라면 누가 못해요? 그런 데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투자는 못하는 것으로 딱 브레이크가 들어오니, 그런 걸 다 자르고 나면 할 투자가 없죠. 요즘에는 한 술 더 떠 재벌들이 금산분리 완화다 해서 자기들이 금융자본 되려고 마음을 먹은 것 같아요. 그럼 이제는 진짜 끝난 거죠.

몇 년 전 제가 사회적 대타협을 말할 때만 해도 아직 그 사람들이 산업자본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었을 때입니다. 그걸 이용해 대타협해서 상생하는 걸 찾아보려고 했는데 재벌이 2, 3세로 넘어가면서 ‘우리도 돈장사 해서 먹고 살지 뭐 힘들게 이것 저것 개발하고 그러느냐’는 식입니다.”

-주주자본주의 때문에 공격적 투자가 어려워졌다면 어떤 규제가 필요합니까?
“우리만 하기는 어렵지만 전 세계적으로 다시 옛날식 인수합병(M&A) 규제 같은 것을 부활시켜야죠. 일본은 과거 법으로는 적대적 M&A가 허용됐지만, 주식상호지분 소유 등으로 막았던 것이고, 독일도 법으로는 금지되지 않았지만 이중 이사회제도 등으로 노조가 그걸 못하게 하니 적대적 M&A가 불가능했고, 한국도 여러 가지로 힘들게 만들었던 것 아닙니까? 주식시장에 외국인이 들어오는 게 어려워지지 않으면 주주자본주의 논리가 횡행할 수밖에 없죠.”

-그런 식으로 방어권을 주면 재벌 총수 일가만 득을 보는 데 대한 불만도 적지 않을 텐데요.
“유연하고 실용주의적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재벌가 30개에 그걸(방어권) 주고 7% 성장할래, 그냥 주주자본주의에 맡겨두고 3% 성장할래?’ 하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거든요. 보수적인 사람들이 하는 말로 ‘부자들 잘되는 것 배 아파해서 우리나라 잘 안 된다’고 하지만 이게 바로 그 예입니다. 진짜 가난한 사람은 아니지만 대학교수·공무원 등 이렇게 중간부자인 사람들이 30개 집안 부자 되는 것 배 아파 안 하겠다는 것이거든요.”

-투자를 활성화하자면 IMF사태 이후 기업경영의 상식이 되어버린 ‘낮은 부채비율이 좋다’는 상식도 재검토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럼요. 부채비율이 적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세계에서 기업 부채비율이 제일 낮은 나라가 브라질이거든요. 50%도 되지 않아요. 브라질이 1년에 1인당 소득으로 하면 성장률이 1.2~1.3%밖에 안 되거든요. 부채비율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투자하지 않는다는 말이죠.

그런데 기업 부채비율 줄어들면 부채가 없어지나요? 다 그게 가계부채로 갔거든요. 기왕 부채 있으려면 기업이 부채가 있어야 투자도 하고 일자리도 만들고 하는데, 주주들은 계속 단기이윤 올리고 배당률 높이라고 하니 누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겠습니까?”

- 제조업에 치중하고 공격적 투자를 하면 청년실업이나 비정규직 문제도 완화될 것으로 봅니까?
“비정규직 문제는 과거부터 심각한 나라였지만 지금은 정규직도 불안하거든요. 30대 후반만 되면 정규직도 (보장이) 없는 것이니까요. 청년실업이니 해서 취직 못하고 20대 후반 30대 초반에 취직하면 10년 있다

또 잘릴 걱정을 해야 하거든요. 그게 다 주주자본주의와 연결되는 겁니다. 자꾸 자르고, 구조조정하고, 비정규직 많이 쓰고 하는 게 소위 미국식 주주자본주의에서 나온 ‘다운사우징’ 논리 아닙니까? 자꾸 축소 균형으로 가는 거예요. 주주라는 사람들이 법적으로는 기업의 소유자이지만 실제로는 30~40% 갖고 있는 엄청난 대주주가 아니면 기업에 대해 가장 애착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언제든지 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른 회사로 (투자를) 옮기면 당장 10분 있다 얼마 버는데 내가 왜 붙어앉아 17년 기다리면서 ‘노키아야, 잘 커라’ 하고 있느냐는 말이죠. 그러니까 그 사람들이 사악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어요. 정리하자면 실물과 금융의 시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금융과 실물의 시차가 전혀 없으면 원시경제이겠지만 그 시차가 너무 커졌습니다. 한쪽에서는 내일 또는 몇 시간 후 얼마 버느냐 이런 것 계산하고 있는데, 우리는 17년, 30년 후 세계적 기업을 키우렵니다 하면 누가 그것을 들어주나요?”

-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해 보죠. 이번 경제위기로 신자유주의는 내용적으로 파산했거나 적어도 작동 불능하게 됐다는 시각이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작동 불능이 됐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죠. 옛날 봉건제·노예제 등은 다 작동 불능 뒤에도 몇백 년 뒤에 없어졌습니다. 신자유주의로 덕보는 사람들이 힘도 세고 돈도 많고 지식권력도 있기 때문에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겁니다.”

후진국은 보호무역 안 된다고 하는 것 모순

- 신자유주의의 핵심 교리인 경쟁력·효율성·규제완화·민영화·시장개방 등의 논리적 정당성이나 담론의 사회적 설득력은 떨어지지 않겠습니까?
“떨어지겠죠. 문제는 그렇더라도 이론은 그대로 유지하려고 하거든요. 보세요. 자기들 급해지니 보조금 퍼붓고 국유화하고 재정적자 내고 하면서, 그래도 자기네 경제학이 맞는다고 우기거든요. 그리고 힘없는 나라에는 계속 그렇게(신자유주의 식으로) 하라고 하고…. 그런 식으로 상황에 따라 실재는 그렇게 안 가도 교리는 계속 맞는다고 우기는 거죠.”

- 경제난이 오래 가면 선진국·후발국 할 것 없이 보호주의로 회귀할 가능성 있는데요.
“이미 하고 있죠. 암묵적으로…. 제 주장은 그렇게 암묵적으로 하면 없애기도 힘들고 비생산적으로 갈 염려도 많으니 차라리 내놓고 하자는 것입니다. 선진국들은 후진국이 유치 산업 보호정책 같은 것도 하도록 해줘야 하는데, 그런 말은 잘 하지 않죠.

사실 관세는 무역량을 결정하는 데 부차적 요소거든요. 다른 나라가 일시적으로 특정산업을 보호해서 성장이 잘되면 그게 우리나라에도 좋은 것이고요. 우리가 할 일은 선진국들이 보이는 보호무역에 대한 위선적 요소, 즉 열심히 자기가 할 것은 하고, 그러면서 후진국들은 못하게 하고, 그런 것을 막아주는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 그러고 보면 강한 나라들은 필요하면 원칙을 얼마든지 허물어버리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외환위기 때 IMF가 요구한 것 이상으로 변하려고 노력했죠?
“항상 그렇죠. 역사적으로 보면 자기들은 다 보호무역 하며 성장하고 나서 후진국에는 하지 말라고 하고. 비근한 예로는 우리가 외환위기 겪을 때 IMF가 처음에 재정흑자 내라고 했거든요.

거의 5개월 동안 하루에 기업이 100여 개씩 도산하자 그제야 ‘그래, 그럼 조금 적자 내라’ 했는데 그 적자 규모라는 것이 GDP의 0.8%입니다.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가 GDP의 12% 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것까지 갈 것도 없이, 1990년대 초 스웨덴이 경제위기 겪을 때 재정적자가 GDP의 8%였습니다. 자기들은 다 그렇게 하고, 우리 같은 후발국에는 0.8% 하라고 했거든요.”

- 이번에 고삐 풀린 시장은 결국 파국을 부른다는 것이 증명된 이상 다시 국가의 규율이 필요할 텐데, 그 규율이 어느 선에서 정해지리라 보십니까?
“그 문제에 대한 과학적 정답은 없습니다. 시장의 경계가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니까요. 예를 들어 노예제가 합법일 때는 노예를 팔고 사는 것을 규제하면 자유시장에 저해되는 것 아닙니까?

정답은 없고 사회적·정치적 합의를 통해 끌어내야 하는데, 그럴 때 우리가 갖고 있는 이상적 사회에 대한 생각, 우리가 추구하는 도덕적 가치가 중요해지는 거죠. 그렇다 해도 일반론적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죠. 우리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너무 복잡한 파생상품 같은 것은 만들지 말자, 복지제도가 앞서 말한 대로 단기-중기-장기적 장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식으로 시장과 국가가 적당히 균형을 이룰 때 그 사회가 더 잘 굴러간다는 것을 여러 가지로 보여줄 수 있거든요.”

-국가가 시장을 규율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힘을 가져야 하는데, 1950~70년대 초까지는 노동조합이 강력한 사회·정치세력으로 존재하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여전히 노동조합이 그런 역할을 하리라 보십니까?
“이제는 그렇게 되기 힘들어졌습니다. 노동자계급은 아직 그만큼 존재하지만 노동 조직이 과거와 달라졌거든요. 탈산업화해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고 가게에서 종업원 하는 사람이 늘어나 그런 사람들은 노조를 조직하기 어려워진다고요.

우리 같으면 시민단체가 많이 발달해 있고, 이탈리아처럼 나라에 따라서는 지역공동체가 강한 곳도 있고, 그런 것들을 자기 나라 특성에 맞게 잘 조합해 자본의 힘을 견제할 수 있는 연합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결국 자본에도 좋은 것입니다. 과속으로 가다 사고 나서 다 같이 죽는 것보다 조금 빨리 달리지 못하더라도 다 같이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 좋거든요.”

- 이번 위기가 진정된 뒤 세계경제는 어떤 모습으로 정리될까요?
“그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지만 앞으로 6개월에서 1년이 중요할 거예요. 그 사이 어떤 모습으로 위기가 진행되는가, 그 사이 어느 정치세력의 재조합이 일어나는가, 그 사이 어떤 지적 흐름의 변화가 오느냐에 따라 앞으로 길이 많이 정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