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40km '자출족'의 자전거 고르기 코칭
[머니위크]자전거 르네상스/ ③내게 맞는 자전거 고르기
지영호 기자 | 06/12 10:13
#. 자전거 판매점을 운영하는 최준석(가명) 씨는 얼마 전 난감한 일을 겪었다. 2주일 넘게 사용한 자전거를 교환해달라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고객 때문이었다. 이 고객은 자녀의 선물로 일명 ‘철티비’로 불리는 '유사 MTB(산악용 자전거)'를 사줬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교환을 요구했다.
고객의 자녀는 주변 친구들이 유사 MTB를 타고 다니는 것을 부러워했고, 이를 본 부모가 똑같은 자전거를 사준 것. 자전거 초보인 자녀가 크게 다치자 판매점에 찾아와 작은 자전거로 바꿔달라는 사연이었다.
#. 올해부터 다이어트를 위해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로 결심한 직장인 이범구(가명) 씨는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했다가 며칠 만에 '자출'을 포기했다. 1시간 넘게 달리다보면 회사에서 파김치가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출족 초년병이 다니기에는 서울 시내의 교통상황이 너무 열악했다. 사고가 날 뻔 한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씨는 버스나 지하철에 들고 들어갈 수 있는 ‘미니벨로’를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 중고 장터에 지금 가지고 있는 자전거를 팔아서 미니벨로를 구입하려고 해도 50만원가량 손실이 생긴다. 마냥 집에서 부피만 차지하는 새 자전거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 제대로 장비 갖춰 라이딩을 즐기려던 대학생 정주환(가명) 씨. 무려 700만원을 들여 카폰프레임에 시마노 기어의 최고등급인 XTR, 경량휠을 장착해 그럴 듯한 MTB를 완성했다. 기쁨도 잠시,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산악자전거를 즐기겠다던 그의 목표는 지켜지지 않았다.
인근에 산악자전거를 즐길만한 산이 많지 않았고 고가의 장비가 파손될까 부담스럽기도 했다. 정씨는 산 대신 한강변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지만 그를 추월하는 20만원대 사이클을 볼 때면 눈물이 난다.
자전거 르네상스의 붐이 일면서 자전거 구입의 오판 사례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용도에 맞지 않는 자전거를 샀다가 후회했다거나, 무조건 비싸고 좋은 자전거를 샀다가 창고에 방치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나에게 알맞은 자전거'는 어떤 것일까? 자전거 전문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 보면 자전거 문외한인 사람은 더 헷갈리기만 한다.
얼마 전 자전거를 구입했다는 회사원 김주희 씨는 “어떤 자전거를 사야할지 몰라 자전거 홈페이지를 들락거렸지만 모르는 용어만 가득해 별 도움이 안됐다”면서 “그냥 오픈마켓에서 예뻐 보이는 자전거를 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몇번 타고나니 기능을 더 알아보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어떤 자전거가 있나
자전거 선택의 첫 관문은 용도다. 이 용도를 기준으로 자전거는 통상 생활용, 경주용, 레저용으로 나뉜다.
1. 생활 자전거
인근에서 쉽게 만나는 가정용 자전거다. 바구니가 달린 자전거나 아동용 자전거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동네 심부름이나 짧은 거리 출퇴근으로 무난하다.
MTB 모양을 한 유사 MTB 역시 대표적인 생활용 자전거다. 가격은 대개 20만원 미만이고 강철로 만들어져 무겁다. 전체적으로 저가 부품이 들어가 가격 부담이 없다.
2. 경주용 자전거
포장도로에서 달리기에 유리하게끔 만들어진 자전거다. 흔히 싸이클이라 불리는 로드바이크가 여기에 속한다. 보통 68.5cm(27인치) 바퀴를 쓰고 폭이 좁은 타이어를 쓴다. 한강과 같은 자전거 전용도로만 이용하고 빠른 질주를 원하는 사람에게 용이한 제품이다.
최근에는 MTB와 싸이클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가 인기다. 특히 자전거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국내에서 타기에 적합한 제품이다. 로드바이크보다 튼튼하고 MTB보다 빠르다. 가격은 20만원선.
3. 레저용 자전거
레저용 자전거는 산악용 자전거인 MTB와 도심용 자전거인 미니벨로가 있다. MTB는 산길을 달리는데 용이하도록 설계된 자전거로, 단단하면서 가벼운 경합금 프레임을 주로 쓴다. 안장도 울퉁불퉁한 산길에 적합하게 만들어졌다. 노면이 고르지 못하고 험하게 타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반면 미니벨로 등 접이식 자전거는 도심에서 타기에 적합하다. 자전거를 접으면 자동차 트렁크에 들어가 수송이 손쉽다. 가격은 천차만별, 10만원대에서 수백만원에 이르기도 한다. 대중교통 수하물 제한에서도 제외돼 ‘대중교통+자전거’라는 환상의 조합도 가능하다. 물론 콩나물시루인 출퇴근시간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자전거 고르기 전 살펴야 할 것
네이버 블로그 ‘주니의 자전거 이야기’ 주인장 김준영(37) 씨는 얼마 전 자신의 자전거와 관련된 경험을 묶어 <자전거 홀릭>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서초구 방배동 집에서 마포구 상암동 회사까지 왕복 40km의 거리를 매일같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 6년차의 노하우를 담았다. 카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씨가 전하는 자전거 선택법을 살펴보자.
1. 용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다. 자전거의 종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출ㆍ퇴근용, 레저용, 산책용, 운동용 등 용도를 결정하면 생활자전거, 하이브리드, MTB, 미니벨로 등 종류를 결정하기 용이해 진다. 만약 출ㆍ퇴근용으로 구입을 하려면 ▲출ㆍ퇴근 거리 ▲코스(자전거 전용도로, 오프로드, 보도블럭 등) ▲보관(실내, 실외 등) ▲대중교통 연계여부 등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구입하는 것이 좋다.
2. 가격
제품 구매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미리 예산을 정해놓고 그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해야 불필요한 소비를 막을 수 있다. 다만 너무 싼 가격의 자전거를 찾다보면 나중에 눈이 높아졌을 때 발생하는 중복투자를 피할 수 없으니, 봐둔 자전거 보다 한단계 높은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일 수 있다.
3. 궁합
자전거도 사이즈가 있다. 사이즈를 무시하다보면 몸이 불평을 하기 시작한다. 최악의 경우 운동하려고 샀다가 몸이 망가지기도 한다. 출ㆍ퇴근 비용 아끼려다 병원비가 왕창 나갈 수도 있다. 최근 나오는 66cm(26인치) 생활차는 160~175cm 가량의 한국인 표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4. 기타
간혹 집 밖에서 녹슬고 있는 자전거를 볼 수 있다. 구매하기 전에 ‘자전거가 정말 타고 싶은지’ 반드시 자신에게 물어보자.
용품비도 고려해야 한다. 30만원짜리 자전거를 사고 의기양양하게 동호회에 참석했다가 초라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헬멧과 장갑은 필수, 안전등과 전조등도 필요하다. 속도계와 교환 타이어, 사이클 의상 등 관련 용품을 구입하다보면 어느새 자전거 가격에 맞먹는 지출이 발생한다.
따라서 중고품도 고려 대상이다. 다만 좋은 물건은 경쟁이 치열하니 인터넷 예약 전쟁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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