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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싹 건져서 입에 속 넣어서 콕 씹으면 터져 나오는 쌉쌀한 맛 느껴 보고 싶소

by 뉴질랜드고구마 2012. 7. 21.

@ 오늘 상에 올라온 쑥갓입니다. ^^*


점심밥상에 올라온 쑥갓무침 맛나게 먹었습니다.
철모르고 텃밭을 지키던 쪽파줄기와 겨차상추, 쑥갓을 함께 맵게 버무려 올라왔습니다.
오랫만에 매운 쪽파지를 먹는 맛도 좋았지만..
중간중간 섞여서 특이한 맛을 내주는 쑥갓 향내가 더 입맛을 돋굽니다.
얼른 밥 한그릇을 비웠습니다.

춥고.. 비가 자주 내리는 뉴질랜드 겨울입니다.
요런 때 입맛을 확 살려주는 쑥갓이 아닌가 싶습니다.
'쑥갓'을 먹을 때면 언제나 떠오르는 일화가 한가지 있습니다.
일제하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감옥에서 순교하신 주기철 목사님과 관련 된 내용입니다.
... ...

주기철 목사님은 일제시대에 북한 평양의 산정현교회를 담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일제는 신사참배를 강요했습니다. 
주기철 목사님은 신사참배가 우상숭배인 것으로 규정하고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기 위해 
신사참배를 거부했습니다.

그 이유 때문에 감옥에 투옥되었고, 경찰들은 그에게 모진 고문을 가했습니다. 
끝내는 민족의 독립을 만나지 못하고 옥중에서 순교하셨습니다. 
순교 하시기 직전에 감옥에서 있었던 일화 중 한대목입니다.

하루는 사모님이 면회를 가 격려를 했습니다. 
사모님이 묻기를 

"당신 지금 무엇이 가장 하고 싶어요 소원이 뭐여요?" 했습니다.

이 때 좀 멋있는 말을 해야 되는데

"여보 나 있잖아 쑥갓이 먹고 싶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싹 건져서 입에 속 넣어서 콕 씹으면 터져 나오는 쌉쌀한 맛 느껴 보고 싶소.
거기에 뜨거운 쌀밥 한 수저만 있다면 무엇이 더 하리요"  하셨습니다.

참고로..
돌아가신 주기철 목사님 앞으로 작성된 최종기소심판 보고서에는
'찐짜 최악질 민족주의자'라는 죄목이 적혀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