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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by 뉴질랜드고구마 2016. 1. 9.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


2016년 정월 초하루부터 온 가족이 액땜 제대로 했습니다.

연말에 휴가는 못가고 집에서 가까운 공원으로 나들이 다녔는데 그게 화근이였습니다.


12월 30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민이와 아내 몸에 이곳저곳 벌레 물린 자국이 솟아나 있습니다.

처음에는 열린 창문으로 들어온 모기에 물렸거니 생각했는데, 모기가 물기에는 너무 깊은곳(?)이 많습니다.

경험상으로 벼룩이 틀림없습니다.


이놈 어디 숨었나?! 이불을 모두 세탁하고, 구석구석 대청소를 했습니다.

31일 아침이 되니 어제는 멀쩡했던 내 몸과 다현이 몸에도 물린 자국이 구석구석 생겼습니다. 심지어 똥꼬 부근까지.. ㅡㅡ;;

어제 대체로 양호했던 다민이 다리는 물론이고 몸통에까지 온통 물린 자국입니다. 거기에 어제 물린곳을 밤새 박박 긁어서 상처까지 더해졌습니다. 


@ 다민이 상처는 차마 사진으로 찍을 수 없었습니다. (구글에서 벼룩에 물린 상처 검색 이미지 퍼왔습니다.)


아내에게는 조금 미안한 이야기지만 아내의 뽀얀 볼살까지 물어놓은 것은 용서 할 수 있었는데, 

다민이 다리에 난 상처들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제발 긁지 말라고 약 발라주고, 잘 안떨어지는 밴드 붙여줘도 소용없네요. 돌아서면 다 떼버리고 박박 긁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폭탄을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폭탄'



@ 우리집에 터트린 벼룩용 폭탄입니다.


그러나 날이 좋지 않습니다. 지난밤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리더니 아침에도 비가 계속 내립니다.

폭탄을 터트린 다음에는 환기를 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말입니다. 벼룩 몇마리 잡으려다 온 집안에 독한 약품 냄새를 감당할 수 있을련지 계속 고민이 됩니다. 그래도 다시 벼룩에 물리는 밤을 보낼 수는 없어서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헤치고 폭탄을 사왔습니다.


@ Countdown 페스트컨트롤 진열대에 있는 폭탄들 종류입니다. 자세히 보니 종류도 많네요. ^^;;


폭탄을 방마다 1개씩 까놓고 집을 비웠다가 오후에 돌아와서 다시 온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합니다. 

계속 내리는 비 때문에 환기는 생각도 못하고 제습기만 계속 돌립니다.

어른들은 물론이거니와 다현이 다민이는 별 걱정이 안되는데 아직 갓난아이인 다래가 약품 냄새때문에 걱정이 많이 되었습니다.


벼룩은 박멸이 되었다 싶은데, 약품 냄세 때문에 방에서는 잠을 못자고 거실에 온 가족이 캠핑을 나왔습니다.

모두 잠 잘 준비를 마치고, 불을 끄고 누웠는데 발바닥이 찌르는듯 간지럽습니다.

'그 놈이 온것이 분명합니다.' 

발은 움직이지 않고 아내에게 조용히 불을 켜라고 하고 이불을 살살 걷어보니 벼룩 한마리가 발바닥에 붙어있습니다. ㅡㅡ;;

'사살'


분명히 방마다 폭탄을 터트리고 몇마리인지 모르나 벼룩을 다 죽였다고 생각하고 청소도 하고 개운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거실에서 살아있는 한 놈을 발견하다니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거실을 포함해서 온 집안에 다시 폭탄을 터트려야 하는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ㅜㅜ

... ...


다행히 그날 밤 이후로 벼룩에 물린 상처는 더 이상 생기지 않았습니다.

가려운것을 참지 못하는 다민이 다현이 아내 몸에 긁힌 자국에서 짓물이 흘러 내리는걸 보면 다시 화가 막 솟구칩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 맞습니다. 이렇게 심하게 물려보면 빈대 잡기위해 초가삼간 태우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날 후로는 어디를 가든 조심조심...


벼룩이 들어온 원인을 찾았습니다.

우리 가족이 즐겨 찾던 윈져홀파크 잔디밭. 흐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