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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이기적인 서양사람들 ??

by 뉴질랜드고구마 2022. 8. 6.


이기주의. 개인주의.
내가 어렸을 적에 학교 다닐 때 달달 외었던 내용중에 이런게 있었다. 서양 사람들은 지극히 개인주의 이기주의자 들이다. 그에 반해 한국 사람들은 공동체를 사랑하고 그것을 위해 철저히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때는 서양 사람들을 만나 볼 수 없었고 책에서만 접할 수 있었으니 그게 정답인 줄 알았다. 그러나 어쩌나 외국 사람을 접해 볼 수 있었고 이렇게 외국에서 직접 살아보니 배웠던 것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단는것을 알게 된다.

서양사람들 개인주의 라는것은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속에서 철저히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함이고, 한국인의 공동체성은 본성이 착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음에서 나온것이다.

어렸을 때 배운 내용은 국가에 충성하고 맹종하는 인간을 길러내기 위한 국가주의 전체주의를 미화하기 위해 서양인의 개인주의를 외곡했던 것이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이웃에 대해서 특히 관심이 깊다. 엇그제 아침에 일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차 앞바퀴가 빵구가 나있다. 주자창 한가운데 엎드려 빵구난 바퀴를 빼내고 스페어타이어로 바꾸고 있는데 이른아침 쇼핑나온 사람들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하냐고 한마디씩 하고 지켜본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 혼자 타이어를 교체하면서도 말 걸어 오는 사람들에게 응대 하는데 더 시간을 뺏길 지경이다. 끝나고 세어보니 도움 주겠다는 사람이 열명은 됐던것 같다.

지난주 낯에 일보러 나가있는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놀란 목소리로 편지가 한통 왔는데 우리집앞 부근에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24시간안에 치우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고.. 어떻게 해야 하냐고 심하게 당황한 목소리다.

우리집 건너건너 집에서 몇주전부터 집안 정리를 하는지 날마다 집안 물건들을 집앞 담장 밖에 내놓기 시작했다. 쇼파를 시작으로 고장난 세탁기, 부서진 의자들, 물놀이 용품, 자전거, 책상, 텐트, 타이어 등등.. 지나가던 사람들이 쓸만한 물건들은 몇개 집어 갔음에도 제법 눈에 띄게 쌓여 있더니... 사단이 난것이다.

여보 우리집 아니고 14번지 쓰레기 같으니 거기 사진찍어서 편지에 있는 이메일 주소로 보내면 되겠구만.. 했더니 14번지 쓰레기는 오늘 아침에 감쪽같이 모두 사라졌단다. 일단 누군가 옆집 쓰레기를 우리집 쓰레기로 오해한것 같으니 다시 확인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는데 바로 답장이 왔다. 혹시 그 쓰레기 더미에 대해서 아는 내용이 있으면 확인 해서 메일을 다시 보내라고...

확인사살..
집에 돌아와 편지에 있는 전화번호로 전화 했더니 오클랜드 카운슬로 연결된다. 상담원에게 자초지정을 이야기 했더니 너희집 쓰레기 아니면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한다. 누군가 길거리 쓰레기를 신고하게 되면 그 주변 집들에게 모두 레터를 보내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해당 되는 쓰레기 주인이 치울거라고... 그래서 14번지 쓰레기가 사라진 거였다. 벌금을 피하기 위해...

꼭 이런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주거지와 국토 대부분이 잘 가꿔지고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기본 생각과 주변을 살피는 신고정신(?) 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