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핸드폰 고장났어 돈 보내줘'

A person uses their phone. (Source: istock.com)

최근 뉴질랜드에서도 자녀를 둔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신종 보이스피싱 문자 사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옆 나라 호주를 괴롭혔던 "Hi Mum" 문자 피싱은 자녀인 척 가장해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원래의 핸드폰으로 연락이 안 되는데 지금 급히 돈이 필요하다'며 부모에게 돈을 보내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무작위로 보내 돈을 갈취하는 사기 방법입니다.

며칠에 한두 번 사용할까 말까 하는 휴대전화가 울리면 반가운 마음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호음과 함께 부르르 떨고 있는 화면을 보면 친절하게 '스팸일 가는 성이 있는 번호'라는 메시지가 보입니다. 그렇지.. 이 시간에 나한테 전화할 사람이 없지.. 이런 전화는 발신지도 대부분 뉴질랜드가 아닌 호주나 인도입니다.

어쩌다 뉴질랜드 번호이고 오후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는 통화버튼을 눌러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처음 한두 마디 말이 오갔을 때 스팸인걸 눈치 체게 되고 슬슬 장난기가 발생합니다. 가끔 옆에서 아내가 듣고 있다면 '또 잘 못 걸렸군..' 하는 눈빛을 하죠. 물론 나를 위한 게 아니라 남편한테 잘 못 걸려 시간을 낭비하는 상대방을 위로하는 것.. 애라 심심한데.. 전화 건 사람은 한국이나 여기나 거의 뻔한 스토리입니다. 니 통장 정보나 신용 카드 정보가 유출돼서 피해가 예상되니 자기가 하라는 대로 따라 해야 한다는 것이죠.

잘 못 들었으니 다시 한번 말해달라.. 한 단락 넘어갈 때마다 상대방에게 그런 요구를 계속하면 슬슬 짜증이 섞이는 느낌이 옵니다. 그래도 계속 대화를 이어가 보죠. 이런 경우 대부분 전화 거는 사람의 억양은 인디언이거나 동남아인 같습니다. 딱딱 끊어지는 알아먹기 쉬운 억양 말입니다. 중국동포가 한국말하는 그런 느낌.. ㅎㅎ

사기 전화를 건 사람은 어리바리한 섬나라 사람이나 약간 늙어서 판단력이 흐려진 노인을 노렸을 것입니다. 통화를 계속하다가 '그럼 내가 아내에게 물어보고 OK 하면 다시 전화할 테니까 니 전화번호와 이름, 소속을 알려달라고 하면 갑자기 전화가 끊어집니다.

해외에서 걸려온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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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면 이미 뉴질랜드에서도 이 문자 사기에 대한 여러 신고가 접수되었다고 NetSafe의 담당자가 말합니다. 물론 큰 금액을 피해본 사람도 많고요.

담당자의 조언에 따르면 피해를 당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황하지 않는 것이다. 자녀가 곤경에 처했다는 문자를 보는 순간 감정적이 되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할 수 있으니 일단 잠시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다음 문자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진짜일 가능성이 있는지 생각한 후, 자녀에게 연락하여 보낸 사람을 확인한다. 문자가 발송된 번호 말고 다른 번호나 방법을 통해 자녀에게 연락하여 문자를 보낸 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사기꾼들이 종종 피해자를 도발하기 위해 긴급함 전술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당장 돈이 필요하다', '지금 곤란한 상태에 빠졌다', '제한된 시간만 투자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시간에 쫓기는 압박을 느끼게 하는 것이 이런 피싱 사기의 특징이라고... 더 많은 압박을 가할수록 피해자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그대로 따르기 때문이죠.

한국을 시끄럽게 했던 피싱 범죄가 이제 뉴질랜드에도 왔습니다. ㅎㅎ

내가 피싱 범죄 관련한 글을 쓰고 있는것을 알았을까요? 일할 때 사용하는 체팅앱에 대화를 요청하는 누군가가 뜹니다. 나름 다양한 국적 친구들이 있기는 하지만 홍콩에는 없는데 말입다. 휴대전화, 이메일, 체팅앱 등 악어들이 입을 딱 벌리고 누군가 미끄러지기만을 기다리는 세상입니다. ㅡㅡ

피싱범죄 글 쓰는줄 알았는지 체팅앱이 활성화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