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오빠 사랑해 ~~!! (개구라야 ~~!! 18 XX)

by 뉴질랜드고구마 2022. 10. 10.

오빠 사랑해 ~~!! 개구라야 ~~!! 시파아 알너 마~~!!

이른 아침 카운트다운 쇼핑 매장에 들어갑니다. 아직 몰 오픈하는 시간이 아닌지라 입구 쪽 유리창을 두드리면 키를 가진 누군가가 나와서 문을 열어줍니다. 그럼 들어가서 한 바퀴 돌며 청소상태 확인하고 스토어 매니저 출근해 있으면 만나서 무슨 문제 없이 괜찮나 물어보고 나오는 게 일입니다.

오늘은 유리창을 몇 번 두드리는데도 아무도 나타나지를 않습니다. 멀리 보니 베이커리 쪽에서 몇 명이 과일칸 쪽에서 몇명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게 보이는데 말입니다. 그들은 오픈 시간에 맞춰 상품 진열을 마무리하느라 손이 바쁠 것입니다. 다행히 중간 관리자가 나와서 문을 열어줍니다.

Countdown 매장 과일 & 베이커리



베이커리 샵 앞쪽에는 과일 칸이 있습니다. 베이커리 앞쪽으로 가는데 유난히 크게 웃던 메이커리 메니져가 나를 보고 한마디 던집니다. '오빠 사랑해~!!'

흐미 뭔 소리야? 베이커리 메니져는 피지 인디언 아줌마. 한국말 모르는데 저렇게 분명한 발음으로 오빠 사랑해 라니?? 반갑고 흐뭇한 마음에 양팔을 머리 위로 올려 대형 하트를 날려줍니다. '나도 사랑해' ㅋㅋㅋ 그걸 보고 기다렸다는 듯 아줌마 한마디 더 내지릅니다. '개구라야 18놈아'

내가 거의 총 맞고 쓰러지는 리액션을 하니 과일 칸에 있던 직원들이 박장대소를 합니다. 알고보니 과일칸 매니저가 중국인인데 한국말 몇 마디를 알고 있었고, 조금 전에 내가 샵에 들어오려고 유리창 두드리는 걸 보고 베이커리 아줌마에게 급하게 두 마디 가르쳐 준 것입니다. [ 오빠 사랑해 -> 개구라야 18놈아 ]

이렇게 또 웃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가끔 내게 한국말로 농담을 던지던 중국인 매니저가 인디언 아줌마 시켜서 제대로 나를 골려먹은 것입니다. 베이커리 아줌마는 그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고 준비해서 발사했고요. 아마도 나중 말은 욕인걸 알았을 듯... 어느 나라나 상스러운(?) 발음은 상스러운 내용이니...

몇 년 전 심심한데 인디언 말이나 좀 배워볼까 하고 어느날 매장에서 자주 만나던 카운드다운 직원 인디안 영감에게 말 좀 가르쳐 달라고 농을 던졌습니다. 영감은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많이 배우면 어려우니 오늘은 이 두 마디만 해봐라며 '간두' '조투'를 알려줬습니다. 무슨 의미냐고 물어보니 '안녕 친구'라고 하더이다. 오 별로 어렵지 않네.. 간두 조투..

다음날 다른 카운트다운 매장에 들렸다가 마침 인디언 중간 매니저가 보이 길레 크고 반가운 목소리로 '간두 조투' 해봤습니다. ㅡㅡ @@ 웃으며 반겨줄 줄 알았는데 바로 눈알이 커지며 얼굴이 붉어지더이다. 왜 그래 하는 눈빛을 하니... 그거 욕인데? 누가 가르쳐줬어? 하고 물어봅니다. 다행히 친분이 있어서 그랬지...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 그런 말 하면 뺨 맞앗을 것이라고 하네요. 한마디로 '미친놈'이라는 의미.. ㅡㅡ;;;

힌두어 ; 하루에 한단어씩 배우느라 메모장에 적어놓은 것



요즘 만나는 외국인들 대부분 한국말 몇 마디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해. 오빠. 언니. 맛있어? 다 인정하듯이 한류드라마와 케이팝 영향입니다. 자랑스럽고 뿌듯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