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나지만 우는것은 아니다' 이 뭔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하겠다.
며칠 전 거실에서 형과 PS4로 피파축구를 하던 다민이가 내놓은 말이다. 저녁밥 먹은 후 게임을 시작해서 벌써 몇 차례 형에게 게임에서 졌고 결국 눈물이 찔끔 흐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다가 민망했는지 한마디 한다. '눈물은 나지만 우는것은 아닌다'
우리 집에서 최고 승부욕을 가진 다민이다. 물론 아빠도 승부욕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제외로 하고... 아이들 셋이서 게임을 하거나 온 가족이 게임을 하면 대체로 둘째 다민이가 감정 조절에 실패하는 편이다.
다현이부터 엄마 아빠는 게임을 하다가 둘째가 삐져간다 싶으면 가급적 게임에서 져주려는 분위기고, 동생 다래는 이기더라도 오빠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조용히 이긴다.
......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다시 나가기 시작한 이틀째 되는 날 어제는 학교 다녀와서 시무룩한 얼굴이더니 이내 눈물을 쏟으며 펑펑 운다. 깜짝 놀라 물어보니 쉬는 시간에 귀찮게 구는 JS에게 헤드락을 했고, 그걸로 인해 담임 선생니께 꾸지람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민이를 귀찮게 한 JS는 1년 아래 다래 반인데, 이전부터 쉬는 시간이나 놀이 시간에 다민이 뒤에서 갑자기 밀치거나 놀라게 하는 것을 반복했다고 한다.
계속 참던 다민이가 오늘은 붙잡아서 헤드락을 했고, 울면서 담임에게 일렀다고.. 근데 다민이가 계속 슬프고 속상한 건 담임한테 혼나서가 아니라, 그동안 자신을 믿음직스럽게 지켜봐 주던 '담임의 굳은 표정' 때문이란다. ㅜㅜ
저녁밥 먹으며 다민이랑 이야기한다. 오늘 혼을 단단히 냈으니 JS는 너를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일은 네 잘못이 아니다. 또 한 번 귀찮게 하면 이번에는 헤드락이 아니라 업어치기를 해서 날려버려라.
아침에 학교가는 다민이에게 JS를만나거든 '어제 일은 미안했다고 이야기 하고 악수한번 해'라고 하면서 보냈다. 근데 학교 끝나고 집에 돌아온 다민이가 시무룩해서 한마디 한다.
학교끝나고 픽업하러 온 JS아빠가 다민이에게 왜 자기 아들을 울게 했냐고 뭐라 했단다.
ㅡㅡ 그 아이에 그 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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