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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좋은 아빠 되기.

by 뉴질랜드고구마 2013. 6. 12.

몇년전 이야기 입니다.

한국에서 나름대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업도 그럭저럭 안정되고 돈도 조금씩 모이던,

그야말로 모든것이 '돈'과 연관되어 생각되던 때입니다.


나보다 잘 나가던 선배랑 술한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의 장래희망에 대해 말이 나왔습니다.

나는 그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배가 했던 말은 두고두고 머리속에 남아 있었고

요즘 들어서 그 선배의 '장래 희망'이 최고라는걸 깨닿게 되었습니다.


지금 떠올려 보면 내가 그때 말 했던 장래희망은

그럴듯한 사업을 하면서 세계일주를 하는것 이라고 이야기 했던것 같습니다.

당시 그 선배의 장래희망은 나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했고,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라서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선배는 장래희망이 '좋은 아빠'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아빠가 되기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도 이야기 했던것 같습니다.


사회적 지위로나 뭐로 보나 나보다 한등급(?) 위에 있었던 선배가 

그런 터무니없는 장래희망을 이야기 한다는게 참 우스웠습니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초등학생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봐도 그 보다는 나쁘지 않을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술자리가 끝나고 가끔 그날 대화가 떠오르곤 했습니다.

... ...

몇일전에 다현이가 유치원을 마치고 학교에 가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학교가는 첫날 다현이 손을 잡고 교실에 들어가 선생님께 인수인계를 하고 나오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망치로 머리를 때리듯 그 선배의 장래희망이 떠올랐습니다.

'좋은 아빠'


몇일동안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어떨때는 머릿속이 하얗게 백지장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나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것인가?

자기 자식에게 좋은아빠 자격을 부여받는다는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에게 

인격적으로 존경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아이가 본 받고 싶어 할 만큼 생활속에서 성실하고 정직해야 할 것입니다.


나도 이제 장래희망을 한가지로 정했습니다.

누가 물어보든 내 목표는 '좋은 아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