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이야기 입니다.
한국에서 나름대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사업도 그럭저럭 안정되고 돈도 조금씩 모이던,
그야말로 모든것이 '돈'과 연관되어 생각되던 때입니다.
나보다 잘 나가던 선배랑 술한잔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의 장래희망에 대해 말이 나왔습니다.
나는 그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선배가 했던 말은 두고두고 머리속에 남아 있었고
요즘 들어서 그 선배의 '장래 희망'이 최고라는걸 깨닿게 되었습니다.
지금 떠올려 보면 내가 그때 말 했던 장래희망은
그럴듯한 사업을 하면서 세계일주를 하는것 이라고 이야기 했던것 같습니다.
당시 그 선배의 장래희망은 나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했고,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라서 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었습니다.
선배는 장래희망이 '좋은 아빠'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좋은 아빠가 되기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도 이야기 했던것 같습니다.
사회적 지위로나 뭐로 보나 나보다 한등급(?) 위에 있었던 선배가
그런 터무니없는 장래희망을 이야기 한다는게 참 우스웠습니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초등학생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봐도 그 보다는 나쁘지 않을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술자리가 끝나고 가끔 그날 대화가 떠오르곤 했습니다.
... ...
몇일전에 다현이가 유치원을 마치고 학교에 가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학교가는 첫날 다현이 손을 잡고 교실에 들어가 선생님께 인수인계를 하고 나오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망치로 머리를 때리듯 그 선배의 장래희망이 떠올랐습니다.
'좋은 아빠'
몇일동안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어떨때는 머릿속이 하얗게 백지장이 되기도 합니다.
과연 나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것인가?
자기 자식에게 좋은아빠 자격을 부여받는다는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이에게
인격적으로 존경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정신적으로 의지가 되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며
아이가 본 받고 싶어 할 만큼 생활속에서 성실하고 정직해야 할 것입니다.
나도 이제 장래희망을 한가지로 정했습니다.
누가 물어보든 내 목표는 '좋은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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