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 = 싹쓸이 쇼핑.
'사재기'라고 하면 쇼핑몰의 텅텅 빈 진열대가 떠오른다. 뉴질랜드도 6개월 만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발생했고, 동시에 락다운 4단계가 발령되었다. 거의 모든 사회활동이 금지되고 대형슈퍼와 약국, 병원 같은 필수 사업장만 운영 중이다.
뉴질랜드 락다운 보도와 함께 뉴스에는 텅 빈 거리 풍경과 함께 슈퍼마킷 텅 빈 진열대를 보여주곤 한다. 외부에서 볼 때는 사람들이 락다운으로 인한 패닉으로 싹쓸이 쇼핑을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 몸담고 있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고, 무식하고 미개하다고 봤으니..
하지만 잠깐만 생각해보면 싹쓸이 쇼핑을 한 것이 아니고, 사람들이 정상적인 쇼핑을 했을 뿐이다. 매장 진열대가 텅 빈 것은 팔린 물건을 보충할 시간적 여유가 없이 계속 팔려나갔기 때문이고... 당장 재고가 없는 게 아니고 다시 보충할 시간과 인력이 없었을 뿐이다.
대부분 사회생활하는 사람들이 밖에서 식사를 해결했고, 아이들은 학교에 도시락을 가지고 가서 먹을 것을 해결했는데, 이것이 모두 집에서 이뤄져야 하니 얼마나 많은 먹거리가 필요하겠는가?
당장 우리 집만 해도 2일에 한 번씩 장을 봐야 하는데 한번 장을 볼 때마다 평균 $100 정도씩은 사 와야 먹성 좋은 아이들 식욕을 채워줄 수 있다. 하물며 체격이 우리들 2배 정도 되는 키위들이나 마오리, 섬나라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오늘 아침 간단히 쇼핑한 아침식사와 간식거리 목록을 올려본다. 그리고 밤새 물건을 꽉 채워 넣은 슈퍼마켓 진열의 싱싱한 모습이다. 이것도 오전이 끝나갈 때쯤이면 텅 비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결코 패닉에서 오는 싹쓸이 쇼핑이 아니다. 정상적인 소비활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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