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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by 뉴질랜드고구마 2023. 9. 18.

Fifty Fifty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두어 달 전에 털보방송에서 김영대 음악 평론가가 Fifty fifty라는 아이돌 그룹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기존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는 방식과 다르게 바닥에서부터 인기를 끌어올리며 빌보드 차트에 들어갔다는... 숫하게 많은 Kpop아이돌 그룹 중 하나려니 했다.

낮에 일하는 공장에는 노래방 시스템을 옮겨온 앰프와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다. 그것도 내가 일하는 쪽 바로 옆에 있다. 이 스피커에서는 거의 날마다 Kpop 같은 '활기찬' 음악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몸을 써야 하는 현장이고 반복작업 위주다 보니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도 있고 졸릴 수도 있으니 활력을 올리기 위한 음악을 선곡하는 건 당연하다고 하겠다.

내 몸은 그런 음악을 이해하는 것 같은데, 머리는 이해를 못 하는 것이 문제다. 오전에는 그나마 음악소리를 들으며 일을 하겠는데 점심을 지나면 점점 머릿속을 뒤집는 소리로 변해간다. 분명 아침부터 흘러나왔던 노래&음악들과 같은데 말이다. 그때부터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뛰어넘어 '정신병자 만들기 시작'이라는 구호처럼 들린다.

많이 참다가 오후 작업자가 퇴근하는 3시 무렵이 되면 음악을 바꿔본다.' 2000년대 발라드'로... 그러면 기분이 좋아진다. 흥얼거릴 수 도 있다.

지난주에 저녁밥 먹는 시간에 일찍 그릇을 비운 다래가 식탁옆에 서더니 요즘 친구들과 함께하는 댄스이라며 무슨 노래를 흥얼거리며 몸짓을 보여준다. 율동 같은데 댄스란다.

아빠가 잘 이해를 못 하는 것처럼 보였는지 핸드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찾고 거기서 나오는 음악에 맞춰 댄스를 한다. 앗 내가 날마다 귀가 닳게 듣는 노래와 음악이다.
ㅡㅡ

그날 이후로는 공장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Kpop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뭐라 뭐라 랩인지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들을 따라갈 수는 없으나 그 음악에 몸짓을 하던 다래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댄스까지 배워볼까-!!


참고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의 의미는 이렇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볍씨를 매우 소중하게 다루었다. 볍씨를 담근 항아리에는 금줄을 쳐 고사를 지냈고 볍씨를 담아 두었던 가마니는 잡귀를 막기 위해 솔가지로 덮어 두었다. 또한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안에 들어와 볍씨를 보지 못하게 하였는데,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면 싹이 잘 트지 않아 농사를 망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볍씨를 남부 지방에서는 ‘씨나락’이라고 불렀는데, 이처럼 ‘씨나락’이 농사에 중요한 자원이었다는 데에서 유래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는 속담이 만들어졌다. 신주 모시듯 정성스럽게 다루어야 할 ‘씨나락’을 귀신이 까먹고 있으니 전혀 이치에 닿지 않고 엉뚱하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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