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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른 한강 발원 검룡소 계곡[중앙일보]

by 뉴질랜드고구마 2009. 2. 26.

하루 1000t씩 솟던‘새암’
긴 가뭄에 바닥 드러내 
 

 

 

한강의 발원지로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金臺峰·해발 1418m)에 있는 검룡소(儉龍沼) 계곡의 샘인 ‘새암’이 말라 버렸다.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가뭄 탓이다. 새암은 금대봉 계곡의 제당굼샘·고목나무샘·굴샘과 함께 한강을 이루는 발원 샘이다.


 

 25일 한강의 발원지 중 하나인 강원도 태백 금대봉 검룡소 계곡이 가뭄으로 메말라 자갈밭으로 변했다. [연합뉴스]


금대봉 자연경관보호지역 모니터 요원 김부래(68)씨는 25일 “2월 중순부터 새암의 물이 소변 줄기처럼 가늘어지더니 갑자기 말라붙었다”고 말했다. 태백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새암은 그동안 단 한 차례도 마르지 않았으며, 하루 1000여t의 물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새암이 마르면서 검룡소 계곡은 최상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갈밭으로 변했다. 둘레 약 20m에 깊이는 알 수 없는 검룡소는 사계절 9도의 지하수가 하루 2000~3000t씩 석회 암반을 뚫고 솟아 폭포를 이루며 쏟아진다. 그러나 최근 검룡소의 물줄기도 눈에 띄게 가늘어졌다.


 

 

권영한 태백문화원장은 “검룡소의 지천인 새암이 말랐다고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태백이 그만큼 가물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1987년 국립지리원이 한강의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한 검룡소의 물은 태백 골지천과 강원 남부지역 식수원인 삼척 광동댐, 정선 조양강, 영월 동강을 거쳐 단양·충주·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한강으로 흘러간다.


◆평년 60% 수준 강수량=태백지역은 이달 들어 16.5㎜의 비가 내리는 데 그쳐 가뭄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7월 이후 22일까지 597.4㎜의 비가 내려 평년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가뭄으로 인한 주민 고통이 해소되려면 식수원인 광동댐 유역에 최소 100㎜의 큰비가 내려야 할 것으로 예상한다.


남부지방에서도 농사철까지 가뭄이 해갈되려면 100㎜가량의 비가 더 내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여수는 지난해 7월 이후 22일까지 350.8㎜의 강수량을 보여 평년의 42.4%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남 거창 지역도 같은 기간 평년의 28%인 235.1㎜의 비가 내렸다.


이찬호 기자,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중앙일보 2009년 2월 26일 기사 중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