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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다현, Daniel's

387일차(7/2)_할머니와 시간 보내기..

by 뉴질랜드고구마 2009. 7. 22.

결혼하면서 마련했던 집을 비웠습니다.

생전 처음 '내집'이라는 생각에 애지중지 쓸고 닦으면서, 정성을 들였던 집이였습니다.

3년 2개월 머물면서 개똥이가 태어난곳.. ^^

6월 30일, 수출하는데만 쓰이는 줄 알았던 컨테이너가 와서 이삿짐을 몽땅 싣고 갔습니다.

집을 비우고 열쇠를 새로운 주인에게 전해주고  나오는데..

허전함이란...

내가 일을 마치고 돌아갈 곳이 사라졌다는 감정은 뭐라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 ...

 

출국하기 전까지 운암동 할머니집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결혼전까지 십몇년을 살았던 집이였으나 새삼스러운 느낌입니다.

개똥이도 낯설었는지..

처음에는 집에 올라가는 앨리베이터만 타도 울먹울먹 했습니다.

어느덧 낯설어 하며 절대 품에 안기려고 하지 않던 할머니와도 친해져서..

장난도 치고, 애교도 부리고...

몇일 안되는 짧은 시간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

 

5일날 출국할 때 가방에 넣어 주신다고 참깨를 볶으셨나 봅니다.

고소한 냄새에 반했는지 개똥이가 뽀짝댑니다.

어머니께서는 한움쿰 깨를 집어 개똥이 입에 넣어주십니다. ^^*

개똥이가 반색을 하며...

더 달라고 다가섭니다. *^^*

 

 

 

 

 

 

 

 

 

 

 

 [먹고 또 먹고.. 먹고.. ^^*]

 

 

 

 

 

 

 

 

 

*^^*

 

내가 '할머니'라고 불렀던 분은...

 

광주에 살다가 한번씩 삼태(고창)로 찾아가 뵐때면...

삐그덕 거리던 대문을 밀어재끼며 

'할머니'

하고 큰 집이 울려라 그분을 부릅니다. 그러면..

 

'아이고 내새끼 왔는가'

하시면서 쭈글쭈글한 손으로 내손을 덥석 잡으시고..

머리도 한번 만져보시고... ...

... ...

 

아마 저 위에 있는 두 사람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을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