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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WASABI PEAS

by 뉴질랜드고구마 2012. 11. 8.

마헨이 퇴근 시간이 다되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며

'일본 음식 좋아하느냐?'라고 물어옵니다.


왠 뜸금없는 일본음식?

하는 반응을 보이며..

그저 그렇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마헨이 낮에 학교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배가 출출해서 주유소마켓에 들려 간식꺼리를 하나 샀나 봅니다.

싼맛에 진열대에 있는 먹음직스럽기도 하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 보이는걸 하나 집었다고 합니다.


그 과자에 대해서 뭐라고 더 말을 이어가는데

더 이상은 알아듣지 못하겠어서 고개만 끄덕끄덕 했습니다.

... ...


운전하면서 집으로 오는 길에

입이 출출하고 졸음이 올려고 해서 간식가방을 슬쩍 보니 못보던 과자봉지가 보입니다.

아내는 주로 빵이나 떡을 담아주는데 왠 과자인가 싶어 자세히 보니

마헨이 아까 말한 과자를 나 먹으라고 몰래 가방에 넣어놓고 갔습니다.


'자식, 참 기특도 하지'


맨날 얻어먹기만 하더니 챙겨 주는 마음도 있구나 싶어서

열린 봉투에 손바닥을 펴고 한줌 담아내서 입에 털어 넣었습니다.


'핫~~ 

ㅜㅜ

ㅠㅠ

ㅡㅡ;;;;;;;;;;;;;;;;;;;;;;;;;;;;;;;;;;;;;;;;;;;;;;;;;;;;;;;;;;;;;;;;;;;;;;;;;;;


순간 입에서 확 불이 타올랐습니다.

순식간에 창문을 열고 입안에 있는 모든 것을 밖으로 뱃어 냈습니다.


... ...


몇분동안 눈물을 흘리며 정신을 수습하고 

봉투를 자세히 보니 'WASABI PEAS' 라고 적혀 있습니다.




낚시한 생선을 회로 먹을 때나 맛보던 

와사비가 콩에 덧씌워져 있는 이상야릇한 과자였습니다.

아-- 와사비..


그 시간 이후로...

운전 하면서 졸립다 싶으면 한개씩 입에 넣고 맛을 음미합니다.

졸음운전 예방에는 요것만큼 좋은 처방도 없을것 같습니다.


예전에 한국에서 텔레비젼에서 방송프로 중에

고속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들의 일상을 담은 내용이 있었는데

그 분들이 장거리 운전중에 졸음이 올 때면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청량고추'를 한입 베어 문다는 이야기를 봤는데..

딱 그런 기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