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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Toy Story

by 뉴질랜드고구마 2017. 8. 8.

Toy Story

 

다현이 이번 학기 공부 주제는 '장난감' 인가봅니다.

삼주전 어느날에는 지금까지 자기가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인형 중에서 가장 소중한것 하나를 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걸로 반 친구들끼리 보여주고 자랑하고 사진찍고 했답니다.

다현이는 갓난이시절 오르골에 달려있던 거북이 인형을 가지고 갔습니다.

 

이주전에는 요즘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가지고 가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조금전 저녁을 먹고 나서 동생들이랑 놀다가 노트북을 켜더니 아빠에게 물어봅니다. '아빠가 어렸을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뭐였어?!' 순간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되나 생각하다가 더 어려운 물음에 빠집니다. 내가 어렸을때 가지고 놀았던 특정 지을만한 '장난감' 이란게 있었는가? '응 아빠 장난감은 산과 들, 냇가 였지' 아빠가 내놓은 대답에 다현이 당황하는 눈빛, 동시에 들려오는 아내의 핀잔.

 

아빠 어렸을때는 학교 갔다 집에 돌아오면 냇가에 나가 멱감고 물고기 잡고, 이산 저산 뛰어 다니며 밤 따먹고 감 따먹고 놀았단다. 가끔 개구리, 참새도 잡아 궈먹었고. 딱히 장난감이라고 특정지의라면 아빠가 신고 다니던 고무신이라고 할까? 물가에서 놀땐 둥둥 떠다니는 배가 되었고, 흙바닥에서 놀땐 멋진 자동차가 되었거든.

 

여섯가지 질문에 답하면서 아빠의 장난감에 대해서 글을 써야 하는데 도저히 정리를 할 수 없나봅니다. 약간 나이를 올려서 그럼 4학년 때부터 타고 다녔던 자전거 이야기는 어떨까?

 

형누나 손잡고 다니던 학교길. 학교까지 가는데 1시간, 돌아오는데 1시간. 어느날 아버지가 준비해주신 자전거. 물론 새거는 아니지만 어린 내가 타고 다니기에 아무 문제 없었던 자전거. 생각해보니 그 시절 그게 보물이였습니다. 흙먼지 날리는 신작로를 사정없이 달려나가고, 구불구불 논두렁길 문제없이 달려주던 아버지가 선물해주신 자전거.

 

마지막 질문이 이어집니다. '왜 그 장난감이 소중한가?' 왜 소중한가? 오늘밤 내내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