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

by 뉴질랜드고구마 2020. 9. 3.








승자도 패자도 없는 싸움.

잠자리에 들기전 휴대전화를 보니 문자가 한개 들어와 있다. 오늘 밤 10시부터 내일 새벽 5시까지 정전이 될것이라고, 혹시 의료적인 이유로 문제가 되는 사람은 미리 연락 바란다고...

저녁 8시30분 온가족 잠자리에 들었으니 온수매트가 침대를 약간이나마 덥혀 줄것이고, 거실에 피워놓은 난로가 실내공기를 어느정도 유지해 줄것이라고 약간 안심을 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에 아이들 이부자리 다시 점검해주고, 나오다가 다시 한번 뒤돌아보고 밖으로 나온다. 오늘이 음력 보름인가 바깥이 오히려 밝다. 차 온도계는 영상 8도.

초저녁에 다현이랑 한바탕 했다. 그게 내내 걸린다. 수요일날은 수학과외 받고 돌아와서 컴퓨터 게임 하는게 암묵적인 일과가 되었다.
오늘은 저녁밥 먹고 나서 엄마가 문제지 2쳅터만 풀자고 하니 바로 '안해' 하면서 돌아 앉는다. 이놈 봐라.. 모른척 하면서 가만히 지켜봐도 움직이지 않는다. 엄마도 한번 더 체근하더니 큰소리 내기 싫은지 이내 포기.

'전체 집합'
한글쓰기 하자. 보통은 아이들 셋 모두 곧바로 식탁으로 오는데 형이 게기고 있으니 다민이도 따라 뭉기적 거린다. 다래는 얼른 와서 쓰기 하고 있고, 다민이는 등짝 한대 맞고 울면서 엄마한테 달려가서 쓰기를 마친다. 다현이는 계속 게기면서 쓰기노트에 낙서..

끌고 '사랑의방'으로 들어가서 나름 훈계 하는데, 오늘은 계속 아무것도 안허겠다는 표정.
'그럼 뭘 잘 못했는지 생각해보고, 반성 다하면 나와'라고 해놓고 밖으로 나옴. 보통때는 3분안에 항복하고 나오던 놈이 반응이 없다. ㅡㅡ

어쩔수 없다. 레스링 모드. 온 몸으로 누르고, 손가락으로 찌르면서 간지럽히기, 허벅지 어깨 근육 부분 주먹으로 아프게 때리기...
억지로 항복을 받아냈다. 울듯 말듯 충혈 된 눈으로 밖으로 나와 엄마가 시켰던 문제를 후다닥 풀더니 컴퓨터 앞에 가서 앉는다. ㅜㅜ

1시간 게임 하겠다는 놈을 드럼 스틱으로 콕콕 찌르며 우격다짐으로 30분만 하게 했다. 그리고 모르는척 있으니 10분도 안되 씩씩거리며 이 닦고 잠자리에 들어간다. ㅠㅠ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보고 나오는 길 발걸음이 쉬 떨어지지 않는다. 마음도 무겁고... 어디까지 내가 부모로서 관여해야 하는지 분간이 안갈 때가 있다. 누구나 수긍 할 수 있는 정답이 있는 문제도 아니고...

힘으로 제압 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뉴질랜드 생활 > Diary of Ju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리 손질  (0) 2021.01.20
크리스마스 대표기도  (0) 2020.12.13
봄이 온다  (0) 2020.08.31
Anger Kiwi  (0) 2020.08.27
양들의 침묵.  (0) 2020.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