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 방학이다~~!! " 이 환호성은 아이들이 내지르는 소리가 아닙니다. 텀 3이 끝나고 2주짜리 방학이 시작되는 이 마당에 저렇게 즐거워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아이들 엄마입니다. 뉴질랜드에서는 아이들한테는 방학이 시작되고 학부모들에게는 휴가 아닌 휴가가 시작됩니다. 학부모들이 느끼는 휴가란 다름 아닌 '아이들 학교 픽업'과 '도시락 싸기'에서 짧게나마 해방되기 때문입니다.
학교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아이들, 대략 걸어서 5분 내외가 아니라면 대부분 아이들은 부모들이 자동차를 이용해서 학교에 내려줍니다. 8시쯤 학교 문이 열리고 선생님들이 교실문을 대략 8시 30분쯤 여는데 그때 맞춰서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갑니다. 8시 50분이 되면 벨이 울리면 교실 안팎에서 놀던 아이들은 교실 한가운데 앉아 선생님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9시가 되면 다시 벨이 울리고 출석을 부르게 되죠.
마찬가지로 3시가 되면 학교가 끝나고 대부분 학부모들은 자동차를 가지고 아이들을 픽업하거나 학교에 걸어가서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우스게 소리로 '마법의 3시'라고 합니다. 신데렐라가 무도회를 즐기다가 12시 자정에 종이 울리자 허겁지겁 본래 모습으로 돌아갔던 것처럼 학부모들도 낮시간의 여유를 즐기다가 3시가 되면 아이들 픽업해야 하는 현실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5일 이것을 반복해야 하는 것은... ㅎㅎㅎ
또 뉴질랜드 대부분의 학교는 학교급식이라는게 없습니다. 학생을 두고 있는 집에서는 날마다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데 도시락도 점심에 먹을 도시락 한 개가 아니고 오전 티타임에 먹을 간식을 한통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 집을 보면 오전 티타임 도시락 통에는 귤이나 사과 1개, 작은 비스킷들이나 머핀 1개 정도가 들어가고 점심 도시락은 날마다 메뉴가 바뀌는데 기본 샌드위치와 김밥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가 준비되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점심 도시락 대신 외부업체에 도시락을 주문하는데 데리야끼 치킨을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옆에서 보면 아내의 하루일과는 대부분 아이들 도시락을 준비하는 것과 삼시세끼 먹을 것 준비하는데 쓰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생활을 10주 동안 하다가 짧기는 하지만 2주 동안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니 엄마들은 환호성을 지를 만도 합니다. 집에 머물면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지지고 볶고 싸우고 시끌벅적 하기는 하겠습니다만 그래도 어딥니까.ㅎㅎㅎ
방학을 보내는 우리집 원칙은 가급적이면 모두가 편안히 쉬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학원이나 과외공부 같은 거 없고 많이 놀게 하는 것인데 이번에는 아빠가 조금 바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방학에는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 락 클라이밍, 바닷가 낚시, 소프트볼& 넷볼연습, 영화보기... 이 정도 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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