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밖에 저 신발은 누구 것인가? 아침에 카운트다운에 들렸다가 나오면서 보니 출입구 앞에 신발이 한 켤레 나란히 있습니다. 뭔가? 힐끗 보니 누가 두고 간 것도 아니고 버리고 간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짐작컨데 이른 아침 쇼핑몰이 문 열릴 때 맞춰서 뭔가를 사러 온 손님이 벗어놓고 들어간 신발입니다. 사진 찍느라 보니 신발에 흙이 제법 묻어 있는 게, 이른 아침 잔디를 깎거나 가드닝을 하다가 온 것 같습니다. 자신이 신은 신발에서 떨어진 흙이 매장을 더럽힐까 봐 신발을 입구에서 대기시켜놓은 것입니다.
아침부터 괜히 코끝이 찡해집니다.
......
한국에서 다현이가 1살 무렵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육아박람회가 있어서 아이 케리어에 둘러업고 구경 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들렸던 행사장 화장실에서 어떤 서울아빠와 아이가 나누던 대화를 잊을 수 없습니다.
일을 마치고 나오며 손을 씻은 서울 아빠는 서너 살로 보이는 아이에게 화장실에 비치된 손 닦는 티슈를 한 장 뽑아주면서 '손을 닦을 때는 한 장만 쓰는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는 명심하겠다는 듯 대답을 했고요.
'아 서울 사람들은 저렇게 다르구나' 그날 박람회에서 한나절을 보내며 많이 보고 뭐도 사고 그랬지만 다행히 한 가지는 확실하게 건졌습니다. 저런 게 매너구나...
그 이후로 어떤 화장실에 가든 손 닦는 티슈는 한 장만 뽑아 쓰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우리 집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가르쳤고요. '손을 닦을 때는 한 장만'
물론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공공 화장실에 비치된 손 닦는 티슈를 한 번에 열댓 장씩 잡아당겨서 사용하는 사람들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매장 문 앞에 놓여있던 신발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던 아침...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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