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장.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는 장터이니 7일장 맞지요? 뉴질랜드에도 한국처럼 7일장이 있습니다. 내가 토요일이면 만나게 되는 맹게레타운센터 Markets 뿐만 아니라 오클랜드 곳곳에서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에 동네장터가 열립니다. 규모가 작은 곳은 그저 동네 사람들 모이는 수준부터 여기 맹게레마켓 처럼 많을 때는 점포가 100개가 넘는 곳도 있습니다.
어디든 특별한 재미를 선사하는 곳이 장터 아닌가 싶습니다. 어릴 적 엄마 손잡고 구경 갔던 시골 장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것처럼 시간이 모자랍니다. 요즘처럼 교통과 기술이 발달한 시대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형 쇼핑몰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조달하는데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장터의 왁자한 분위기는 사람들에게 뭔가 특별한 에너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여기 'Mangere Towncenter Market'은 토요일에 열립니다. 적막할 토요일 아침 쇼핑몰 주차장이 온갖 상점들과 뭔가를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는 것은 대단한 장관입니다. 볼거리 중에서도 사람 구경이 제일 재미있습니다. 뭐랄까? 어느 날 열리는 올림픽 입장식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전 세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곳. 입구에서 출신 국가 팻말을 목에 걸고 들어오게 한다면 아마도 50개 나라 이상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팔리는 물건은 또 어떤가요? 입구쪽에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커피부터 갖가지 푸드트럭이 있습니다. 그다음은 과일과 야채를 파는 판매대가 있습니다. 야채는 주로 중국사람들이나 아시안 사람들이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아침에 수박, 옥수수, 토마토 모종을 산 곳은 인디언(인도인)처럼 생긴 사람이 주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각종 생활용품, 장난감, 액세서리 중고용품 파는 곳을 지나며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북적이는 의류 판매점들이 있습니다. 중간중간 먹거리 파는 곳이 있고요. 오늘 아침에는 특이하게 중국 파륜궁 피해를 알리는 가판대도 보이고, 우울증이나 심적으로 힘든 사람들을 위한 상담 팸플릿을 나눠주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글도 눈에 들어옵니다. 한글로 외국인들 이름을 써주는 곳.
뉴질랜드에 이민 왔을 초기에는 집근처 Takapuna에서 일요일 아침에 열리는 장터 구경을 자주 갔습니다. 한 번은 직접 액세서리를 파는 조그마한 가판을 운영해 보기도 했죠. 그다음에는 브라운스베이 장터 구경을 가끔 갔었는데 거기에서는 아이들 책을 주로 샀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Matakana 토요장터도 볼거리 먹거리가 좋은 곳이었습니다. 또 있네요. 시티에 있던 Franch Market은 토요일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가기도 했던 곳. 아직 가보지는 못했으나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은 뉴질랜드에서 제일 크게 열린다는 아본데일 선데이 마킷입니다.
아 그리고 요즘에는 나이트마켓도 생겼습니다. Covid19전에 한참 붐이 일었었는데, 다 멈추었다가 이제 다시 기지게를 켜고 열리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 같이 일하던 분이 Pakuranga 나이트마켓에서 사 왔다고 중국 빵-호빵처럼 큼지막하게 생겼는데 안에는 돼지고기 볶음이 들어있는-을 주더군요. 나이트마켓은 쇼핑몰이 문을 닫은 저녁시간에 쇼핑몰 주차장을 이용해서 주로 음식 판매 가판점이 열립니다. 내가 사는 북쪽에서는 그랜필드 쇼핑몰에서 토요일 저녁마다 먹거리 장터가 열렸습니다. 재미 삼아서 두어 번 구경 갔었습니다.
혹시 여행을 떠나신다면 머무는 곳 주변에 장터 구경을 한번 해보시죠. 여행을 마치고 나서 가장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장소가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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