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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과외 선생님 오빠

by 뉴질랜드고구마 2022. 12. 27.

과외선생님 오빠.
여름방학입니다. 앞으로 6주 동안 뜨거운 태양을 피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죠. 아이들에게는 오롯이 쉬는 시간이고 학부모들에게는 인고의 시간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 방학과 달라진 게 있다면 아이들 공부에서 엄마가 약간 자유로워진 것입니다.

오빠 선생님


이제 Year10학년이 된 다현이가 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커서 엄마아빠 잔소리 좀 덜 들을까 했는데 말입니다. 벌써 동생들 가르쳐보겠다고 합니다. 물론 공짜는 아니고 1시간에 $5씩 페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국과 뉴질랜드의 삶이 방식이 다르고 교육과정도 다르기 때문에 첫째 다현이는 공부가 나름 힘들었습니다. 일단 부모들이 교육체계를 잘 모르니 아이가 학교에 다니면서 이런저런 과정을 거칠 때마다 실수도 많았고 오류도 많았던 것입니다.

근데 이제 우리도 어느 정도 이해를 했을 뿐만 아니라 다현이가 교육 시스템이나 학교에서 뭘 원하는지, 학과목이나 테스트에서 뭐를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동생들에게 설명해주는 게 어찌나 명쾌한지 모릅니다.

1시간 중 30분 동안 다민이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고 나머지 30분은 다래 영어와 수학을 가르칩니다. 거실에 앉아 잠깐 들어보니 다민이는 잘 따라가는 듯하면서도... 형이 학교 선생님들처럼 틀리면 틀리는 대로 맞으면 맞는 대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자꾸 틀린 부분을 지적하고 맞을 때까지 문제를 붙들고 있게 하니 분통이 터져서 이틀째 울먹이며 마당으로 탈출해 나무위에 앉아 있다가 내려옵니다. ㅡㅡ

다래는 오빠가 옆에서 가르쳐 주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지 틀리든 맞든 즐거운 기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민이는 수학을 잘하고, 반대로 다래는 영어는 잘 따라가는데 수학은 원하는 만큼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친절한 오라버니

다현이는 방학이니 좀 쉬고 싶다고 해서 12월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시간을 주고 있습니다. 대충 보니 아침에 일어나서 드럼 두드리고 아침밥 먹고 동생들 가르치는 시간 갖고, 또 드럼 두드리고 점심 먹는 시간입니다. 점심 먹고 나서는 책 좀 읽는 척하다가 컴퓨터 게임을 시작하는데 금세 오후를 보내는 듯...

비록 3주지만 옆에서 보고 있자니 허송세월 하는 것 같아 화가 나지만 꾹 참고 있습니다. 1월 시작되고 하는 거 봐서 한번 퍼부으려고...

유튜브에서 보기 : https://youtu.be/k5ZKPxA63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