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낚시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보트 낚시.
금요일 저녁밥 먹고 쉬고 있는데 '교회형님'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내일 뭐 하시는가? 별일 없으면 낚시나 가세. 10시까지 우리 집으로 오소. 통화하며 슬쩍 아내에게 가부를 물으니 '허락'이 떨어집니다. 아싸~~!!
다른 날보다 일찍 퇴근해서 낚시 준비를 합니다. 보트 낚시는 준비할게 거의 없습니다. 모든게 보트에 준비되어 있고, 나는 옷 잘 입고 선크림만 바르면 됩니다. 가는 길에 낚시 샵에 들려서 미끼를 넉넉하게 삽니다. 필자드 2 봉지와 벌리 1 봉지($43)
10시에 선배집에서 배를 끌고 나와 브라운스베이 바닷가에 도착하니 10시 10분. 트레일러에서 배를 내려 띄우고 출발하니 10시 20분. 일기예보에는 비 올 확률 6%로 맑은 날씨입니다. 다만 바닷가에 바람이 거의 없는데 파도가 좀 높네요. 벌써 속이 울렁거릴 태세. ㅡㅡ
타고 나갈 보트는 좀 작은 편입니다. 대략 폭은 1.5미터, 길이가 3미터 정도 될것 같습니다. 나는 일명 '앉은뱅이 보트낚시'라고 명칭을 붙여주고 싶습니다. 서서 낚시를 할 수도 있으나 앉아서 하는 게 편하게 셋팅(?)이 되어있습니다. 뒷쪽 좌우에 한명씩 앉아서 균형을 맞추며 낚시.
높게 울렁이는 파도를 거스르며 천천히 바다로 달려나갑니다. 오른쪽으로는 랑기토토 섬을 지나치고 왼쪽 앞으로는 걸프하버와 티리티리 섬이 멀리 보입니다. 아직 속이 울렁거리지는 않습니다. ㅡㅡ
1시간쯤 달려 포인트에 도착. 선장님 말로는 8킬로미터 정도 거리를 나왔다고 합니다. 닻을 내리고 벌리 풀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필자드를 3토막 내서 두 바늘 가지채비에 내리자마자 입질 오네요. 돌아 올 때까지 입질과 낚아 올리기는 계속됩니다.
양식장이 따로 없습니다. 사이즈가 약간 애매한 스네퍼가 많아서 곧바로 돌려보내기를 반복. 중간중간 확실히 큰놈만 아이스박스로 들어갑니다. 팔뚝만 한 카와이도 올라오고 결정적으로 큼지막한 '존도리'도 한 마리 올라왔습니다. 보트 주인장님 말씀으로는 20년간 낚시하면서 두 번째로 잡아보는 고기라는데 감탄에 감탄을 연발합니다. 존도리 회맛이 장난이 아니라고...
뉴질랜드 낚시 규정은 스네퍼(돔)는 1인당 7마리 까지만 잡을 수 있습니다. 두 사람 합쳐 14마리 리미트를 채우고 시계를 보니 1시가 거의 돼 갑니다. 곧바로 채비를 올리고 되돌아옵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울렁거리던 내 뱃속이 참아내지 못했을 듯.. ㅡㅡ
적당한 사이즈 스네퍼 5마리와 존도리 반쪽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른 귀가와 손에 들린 물고기에 가족들이 깜짝 놀라는 분위기네요. 스네퍼는 '껍딱 도미' 2마리, 시원한 지리탕 1마리, 바삭바삭 구이로 2마리. 온 가족이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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