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무늬오징어 낚시 강의를 들었다. 낚시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께서 낚시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강의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어깨너머로 주워 들었던 잔기술들을 체계화 해볼까 함이였다.
강의는 크게 두 가지였다. 3시간 강의 중 앞타임은 '찌낚시채비'였고 뒷부분은 '무늬오징어 낚시채비'였다.
내가 뉴질랜드에서 했던 낚시는 100% 원투 낚시다. 예전에 이 '원투낚시'가 무슨 말인지 몰랐을 때 같이 일하는 분과 이야기하던 중 '원투'라는 말은 캐스팅을 할 때 하나둘 할 때처럼 '원투쓰리포'하면서 타이밍을 잡다가 '원투' 하면서 캐스팅을 하는 숫자에서 온 명칭이라고 둘이 결론을 내렸던 적이 있었다. ㅎㅎ
원투낚시는 '멀 원, 던질 투'로 멀리 던지는 낚시라는 고유명칭으로 한국에도 있던 말이라는 걸 나중에 알고 어찌나 웃었던지..
그래서 찌낚시를 뉴질랜드에서 이야기하는 건 아주 생소하다. 어디를 가나 고기가 득실득실한데 굳이 밑밥을 던져가며 고기를 나까야 하겠는가?! 힘 좋은 낚싯대와 낚싯줄을 이용해서 갯바위든 비치든 고기만 낚아 올리면 되는데 말이다.
찌낚시채비에 대해 들어보니 기술적인 것과 낭창낭창한 낚싯대를 통해 느끼는 손맛 이 이유가 아니겠는가 하는 결론에 다다른다.
두 번째 무늬오징어낚시 강좌에서도 채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뭐든 일단 도구가 잘 받쳐줘야 잡을 수 있을 테니까..
무늬오징어는 내가 처음 뉴질랜드에서 낚시를 시도할 무렵에는 한치라고 불렀다. 10년 전 무렵에는 봄이 되면, 10월이 되면 한치낚시 철이 되었다고 누구나 생각했다.
근데 어느 날 한치냐 무늬오징어냐 하는 논쟁이 크게 벌어졌고 몇 년 다툼 아닌 다툼이 이어지더니 이제는 무늬오징어로 통일 돈 듯하다. 뭐라 부르든 무슨 상관인가? 많이 잡아서 맛나게 먹으면 그만이지..
오징어 낚시에는 '애기' 선택이 중요했다. 강의에서도 해지고 뜰 무렵에는 오렌지색을 써서 시작을 하고, 다른 조건에서는 다른 색깔을 써야 한다고 했는데 강의가 길어지니 집중이 안 돼서 잊어버렸다.
10여 년 전 일이다. 처음 한치낚시를 배우고 나서 혼자 다닐 때는 어느 곳에서 캐스팅을 하든 서너 마리는 기본으로 잡아가지고 집에 돌아왔다. 내가 갯바위에 도착하기 전에 한치낚시를 시작한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 사람들은 꽝칠 때 중간에서 나는 꾸준히 한치를 올리던 때도 있었다.
몇 년 전 한치 낚시 대회가 있어서 참석했을 때는 반대 상황이 되었다. 내가 갯바위에 자리 잡고 몇 시간째 꽝치고 있을 때 내 주변을 지나치며 애기를 던져 지깅을 하던 사람이 금세 한치를 잡아 내는 게 아닌가?! 저거 내 한친데...
그렇다. 한치 낚시든 원투낚시든 부지런히 던지는 사람이 최고인 것이다. 한 곳에 주저앉으려 하지 말고 계속 움직이며 꾸준히 애기를 바꾸며 캐스팅하다 보면 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한치가 따라올라 오는 것이다.
며칠 내로 퇴화되 가는 한치낚시 감을 되살려보러 출조할 참이다. 기대된다. 개봉박두-!!
기억을 더듬어보니 예전에 올렸던 한치낚시 글이 있다. 내가 저럴 때도 있나 싶네요. 그 무렵에는 한치 잡아다가 '오징어순대'를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 말입니다. ㅜㅜ
동네 앞바다에서 한치 낚시 - https://gopulsori.tistory.com/m/1373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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