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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생활/Diary of Jung

욕봤다 블루버드

by 뉴질랜드고구마 2013. 10. 18.

토요일..

장보러 다녀오는데 자동차가 겔겔 합니다.

두어달에 한번씩 나타나는 증상이 나타난 겁니다.

잘 달리다가 신호등에 멈춰선 후 다시 출발 하려고 하면 RPM만 쭉 올라가면서 시속 20KM 이하로 속도가 나오는 증상입니다.

급하게 길가에 차를 대고 멈췄다가 금동이 엄마와 다현이를 안심 시킵니다.

'오늘 날씩 좀 나뻐서 그런것 같다'느니..

'앞으로도 10만 km는 더 타야 한다'느니..

'내일 오일 점검을 해야 겠다'느니..

5분 정도 시간을 보내고 다시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합니다.

다른때는 잠시 쉬는 시간을 주면 엔진소리가 정상으로 돌아오더니 오늘은 계속 경주용 자동차 소리가 납니다. ㅡㅡ;;


월요일..

주말을 보내면서도 계속 같은 증상이 나타나서 아무래도 안될 것 같아 자주가는 자동차 정비소에 갔습니다.

이러저러한 증상을 설명하니 정비사 표정이 좋지 못합니다. 일단 차를 두고 가라는 말씀.

엔진에 대한 컴퓨터 스캔을 해보고 증상에 대한 대략적인 진단을 전화로 알려줄테니 수리를 결정하라고 합니다.


화요일..

한나절을 보내고 오전에 전화가 왔습니다.

아무래도 엔진 안쪽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타는 NISSAN BLUEBIRD의 언진 특성이 'CVT'라는 것인데, 일종의 자동 변속장치 같습니다.

캠벨트도 체인식으로 엔진룸 안에 장착되어 있는 것인데, 어쨋든 이것들 중 한가지가 심하게 마모가 되서 언진 출력이 올라가는 만큼 구동축에 힘을 전달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

정비사의 결론은 엔진을 내려서 분해해서 수리하는 비용이 대략 $1,500 이상 나올 수있으니 결정을 해주시라는 것입니다. @@

수리를 하지 않으면 앞으로 3-4달은 운행 할 수 있으나 안전은 보장 할 수 없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 ...


급히 아내와 상의를 했습니다.

두어달 전부터 자동차를 바꿀 생각은 했었으나, 올해까지만 잘 타보자는 결론으로 잠정적으로 미뤄놨던 자동차 바꾸는 문제를 꺼냈습니다. 

곧 태어날 금동이까지 4식구가 되면 아무래도 지금 타고 있는 5인승 블루버드는 불편하기도 한데, 

이번에 문제까지 생겼으니 자동차를 바꾸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그리고 서너군데 중고자동차 매매상에 전화를 해보고, 우리가 원하는 자동차가 있는지 확인도 해보고,

블루버드 트레이드도 가능한지 문의 했습니다.

대체적인 답변이 블루버드 트레이드 가격은 2000년식 21만km 주행 조건에서는 $1,000~$1,500 이라고 합니다.



수요일..

두군데 중고자동차 판매상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자동차를 찾았고, 구입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NISSAN PRESAGE 7인승, 2006년식, 7,700km' 입니다.

아내와 다현이 모두 맘에 들어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구입하는 가격은 협상을 약간 거쳐서 $11,200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타던 블루버드를 $1,800 에 트레이드 하기로 했습니다. 

약간의 캐쉬로 계약금을 내고, 할부구매를 위한 서류를 작성하고 왔습니다.


금요일..

이런저런 서류처리 하는데 하루를 보내고 자동차를 인수받는 날입니다.


4년동안 정들었던 블루버드를 떠나보냅니다.

70,000km에 구입해서 4년 동안 210,000km가 될때까지 140,000km, 년평균 35,000km, 

주당 평균 674km, 하루에 96km 정도를 달렸습니다.

북쪽 케이프랭아부터 남쪽 마운틴로우페우까지 북섬 구석구석을 우리가족과 함께 달렸는데 떠나보내려니 완전 아쉽습니다. 

보내기 전에 몇장 사진을 찌으려니 아내가 핀잔을 줍니다. ^^;;


매장에서 최종 서류 사인하고 블루버드 키 넘기고,

새 차 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